당사 찾아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
홍 대표 뺀 채 문 대통령-4당 대표 오찬 될 듯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최종적으로 청와대에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와의 첫 회동은 제1야당 대표 없이 치러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이번 회동은 여야 원내대표들과 하는 것이 맞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염동열 당 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염 비서실장은 “청와대는 오찬 회동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 보고를 위한 자리라고 하지만, 홍 대표는 한-미 에프티에이(FTA)와 관련한 정치적 이견 표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불참 이유를 전했다. 강효상 당 대변인은 “홍 대표는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통과시킨 한-미 에프티에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이 ‘우리가 집권하면 재협상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자 이를 슬쩍 넘어가려고 자신을 들러리 세우려하기 때문에 불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 대표는 참석 여부를 두고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을 향해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홍 대표는 전 수석에게 “이번에는 참석하기 그렇지만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청와대에) 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영수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개헌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면 참석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오전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애들도 아니고…”라며 홍 대표의 처신을 꼬집었다. 바른정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북핵 문제 등이 논의되는 중대한 시점에 정치쇼 운운하며 자리를 피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