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높아 투쟁 이득 없다 판단
“국익 올바른 방향 나갈 땐 지지”
혁신위원장에 류석춘 교수 거론
“국익 올바른 방향 나갈 땐 지지”
혁신위원장에 류석춘 교수 거론
올해 말까지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과 조직·정책 혁신을 밀고 나갈 ‘홍준표식 혁신위원회’가 이번 주 윤곽을 드러낸다. 홍준표 대표는 이미 “내부 혁신에는 반드시 구세력들의 저항이 따른다”며 당내 반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력한 대정부·대여 투쟁을 기대하며 ‘홍준표 스타일’을 택했던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시작부터 안으로 향하는 칼날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홍 대표의 핵심 측근은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홍 대표가 10일 오후 외부 혁신위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혁신위원장에는 뉴라이트 계열의 류석춘 연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홍 대표는 앞으로 반년 정도를 ‘제1야당으로서의 내부역량 축적’ 기간으로 보고 있다. 지지율에서 비교되지 않는 정부·여당과 지금 맞붙어 싸우는 것은 ‘백전백패’ 승산이 없다는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판단이라고 한다.
이런 인식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발표된 한·미·일 공동성명과 관련해 당 대변인이 내놓은 브리핑에서 잘 나타난다.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적지 않은 성과”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때에는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8일 브리핑에서도 “문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선의 대북정책을 견지하는 한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이 거둔 성과에 인색하기 마련인 야당 입장에서 “아낌없는 지지” 등의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강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야당을 위한 야당에 머문다면 그 야당도 망한다. 야당도 국민을 위한 야당이어야 한다. 잘못할 경우엔 강하게 비판하겠지만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힘쓰는 한 야당도 전폭적인 지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는 11일께로 예상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시 “7월 국회 파탄”을 예고한 상태다. “대통령 인사권은 일단 존중한 뒤에 정책을 가지고 신랄하게 공격·비판하자”는 홍 대표의 입장과 충돌한다. 이에 대해 홍 대표의 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은 “원내지도부도 원내를 책임지는 측면이 있지만 당 대표는 홍 대표다. 대표의 이런 기본 방침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호흡을 맞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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