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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주 “실업대란 불지른 자유한국당이 추경 막아…어쩌란 거냐”

등록 2017-06-23 20:08수정 2017-06-23 22:00

16일 지나도록 상임위 상정도 못해
‘번갯불 추경 통과’ 박근혜정부와 대조
자유한국당, 새 내각서 추경 재편성 요구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3차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는 번갯불 같았다. 정부 출범 50여일만인 2013년 4월18일 국회에 접수된 첫 추경안은 바로 다음 날 관련 예산을 다루는 상임위원회에 상정되기 시작해 5월7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접수에서 처리까지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5년 추경안도 그해 7월6일 접수해 사흘 뒤 각 상임위에 잇따라 상정돼 같은 달 2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불과 18일 만에 통과됐다. 지난해 3차 추경안은 국회 접수(7월26일), 각 상임위 상정 시작(8월3일)까지는 비교적 순탄했지만,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의 형식과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맞서다 9월2일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당시 야당은 청문회 개최를 위해 추경안을 ‘지렛대’로 삼았지만, 추경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첫 추경안은 지난 7일 국회에 접수된 지 16일이 지나도록 상임위 상정조차 못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추경안 통과를 위해 국회 시정연설을 하며 공을 들였지만, 인사검증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 갈등이 계속되며 ‘6말7초’ 추경안 심사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내대표가 눈물까지 보이며 울분을 표한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대화를 위해 노력해온 것도 중단할 수 있다는 태도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용절벽으로 국민이 힘들어하고 청년들은 벼랑 끝에 서 있음에도 자유한국당이 추경을 두고 ‘묻지 마 발목잡기’만 한다”며 “추경 처리를 염원하는 국민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매일 야3당을 만나 읍소하며 고개를 숙였던 우 원내대표는 이날은 ‘국회 밖 일정’을 소화하며 거리를 뒀다. 우 원내대표는 “오늘날 사상 최악의 실업 대란을 만든 주범이 바로 지난 10년간 집권했던 자유한국당이다. 불을 질러 놨으면 최소한 불을 끄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소방관 발목까지 잡고 있으면 어쩌란 말이냐”며 그동안 참아왔던 분을 토해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끝내 자유한국당이 추경안 심사조차 거부할 경우 다음주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설득해 ‘여야 3당’끼리라도 심사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 고립 전략’인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정부·여당이 수용할 수 없는 전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경안 심사를 포함해 현 정국은 언젠가는 풀어져야 한다”며 △부적격 인사청문 후보자 임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 △조국 민정수석 등의 인사 부실검증 규명과 책임 추궁 △새로운 내각 구성 뒤 추경안 재편성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인사청문 논란과 추경안 심사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정부의 잘못에 대해 비판을 하되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도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 참여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했다. 바른정당도 추경안 편성 요건의 적법성 검토를 고리로 심사에는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남일 엄지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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