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거제면 명진리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가.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경남 거제시가 생가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됐다고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5·18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참석 뒤 이런 보고를 받고 “급히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지금 그(생가 복원) 문제를 신경 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도 “현직 대통령인데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날 거제시는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에 있는 문 대통령 생가를 관광지화하기 위해 생가 소유주인 추경순(88)씨와 부지 매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생가 부지는 모두 240㎡로, 부지 안에는 허름한 창고 건물 2동과 문 대통령이 태어난 오래된 오두막 주택 1동이 있다. 추씨는 문 대통령이 태어날 때 탯줄을 잘라줬던 마을 주민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의 입장이 알려진 뒤 거제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 생가 복원과 관련해 다양한 설이 나돌고 언론도 보도했으나, 거제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 문제로 대통령님께 누를 끼쳐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제시는 주말이면 하루에 2000~3000명에 이르는 방문객을 위해 문 대통령 생가 근처에 주차장과 안내표지판을 설치했으며 마을 주민 1명을 안내원으로 배치했다. 이달 말까지 3000여만원을 들여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창원/최상원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