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997년 11월 인터뷰
이회창·김대중·이인제·권영길 후보
“동성애 존중” 진보·보수 한목소리
2017년 주요 대선후보들 “동성애 반대”
뒷걸음질한 성소수자 인권의식과 대비
이회창·김대중·이인제·권영길 후보
“동성애 존중” 진보·보수 한목소리
2017년 주요 대선후보들 “동성애 반대”
뒷걸음질한 성소수자 인권의식과 대비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동성애 문제가 처음 등장한 뒤 논란이 뜨겁다. 한국정치학회가 25일 <중앙일보> <제이티비시>(JTBC)와 공동주최한 4차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가 “반대한다”고 답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홍 후보는 동성애를 “에이즈 창궐의 원인”이라는 혐오 발언까지 내뱉었다.(▶관련기사 : 동성애 반대하는 페미니스트 후보? 문재인 발언에 비판 봇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후보들의 동성애에 대한 ‘진보적’ 답변을 소개한 보도가 공유되면서 “대선후보들의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20년 전보다 퇴행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997년 11월28일치 <한겨레> 14면에 실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 권영길 국민승리21 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등장하지만 “반대한다”거나 “에이즈 창궐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당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고 논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대선후보들의 ‘모범 답안’을 낸 결과일 수 있으나, 누리꾼들은 “20년 전 동성애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답변이 지금보다 훨씬 더 품위 있다.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 <한겨레> 1997년 11월28일치 14면(▶바로가기)
■ 관련기사
▶ ‘동성애 지지하지 않을 자유’가 성립할 수 없는 이유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8011.html ▶ 성소수자에 대해 궁금한 6가지
www.hani.co.kr/arti/society/rights/747683.html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질문: 동성애자들의 생각이나 삶을 다룬 책, 영화, 연극을 본 적이 있는지? 그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회창 : 본 적은 없다.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것으로 비치지 않는 현실에서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김대중 : 특별히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나는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인제 : 동성애는 아주 미묘한 문제다.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이 과연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화 ‘필라델피아’에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권영길 :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았다. 나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8011.html ▶ 성소수자에 대해 궁금한 6가지
www.hani.co.kr/arti/society/rights/747683.html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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