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순회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지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박수치고 있다. 대전/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대로 갈 것인가, 결선투표로 갈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수도권(강원·제주 포함) 경선이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경선 선거인단 투표의 최종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 7시40분께 발표될 예정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63.7%(136만3000여명)가 집중된 수도권 표심의 향배에 따라, 이제까지 3연승을 해온 문재인 후보의 ‘본선 직행’ 여부가 결정된다.
수도권 경선 결과를 가늠할 가장 큰 변수는 ‘투표율’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호남-충청-영남권 경선의 평균 투표율은 72% 수준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64.9→76.4→80.3%로 점점 상승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경선 투표율도 80%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대개 다른 지역보다 투표율이 낮은 편이긴 했으나, 이번 경선에선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유권자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데다 결선투표에 도전하는 2~3위 후보자들이 막판까지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투표율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남-충청-영남 경선의 평균 투표율(72%)이 수도권 경선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해 전체 선거인단 등록자 214만1138명 중 154만1619명이 경선에 참여한다고 치면, 전체 경선의 과반 득표 매직넘버는 ‘77만810표’라는 계산이 나온다. 문 후보가 현재까지 33만1417표를 확보한 만큼, 수도권 경선에서 43만9393표 정도만 추가로 얻으면 되는 셈이다. 이를 수도권 득표율로 환산하면 45% 수준이다. 투표율을 각각 65%, 80%로 예상할 경우에도, 문 후보는 36만4453표(41%), 52만5038표(48%)만 득표하면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갈 수도 있다.
문 후보 쪽에선 이에 “워낙 큰 판이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르다”면서도 “수도권이 대체로 전국 평균에 근접하는 투표 성향을 보여온 데다, 문 후보의 지지 기반인 20~30대의 대거 참여가 예상되기 때문에 여론조사 추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 후보 쪽에선 “수도권에서 50~55%로 과반을 넘겨 대선 후보로 확정짓고 3일 이후로는 본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안희정·이재명 후보 등 2~3위 주자들도 전날까지 지지자들의 에이아르에스(ARS)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등 결선투표 실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에서 둘이 합쳐 55% 이상만 얻어도 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8일 결선투표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내가 30%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할 사람은 바로 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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