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28일, 자유한국당 31일 후보 확정
경선 내내 ‘단일화 입씨름’
홍준표·유승민 ’찬’, 김진태·남경필 ’반’
이제껏 단일화는 ‘진보의 무기’
보수는 이를 “야합”이라고 비난
합쳐도 “도로 새누리” 비판에 허약
정치권에선 부정적 전망 많아
‘국민의당과 1차 단일화’ 목소리도
안철수 반대 완강해 기대 어려워
경선 내내 ‘단일화 입씨름’
홍준표·유승민 ’찬’, 김진태·남경필 ’반’
이제껏 단일화는 ‘진보의 무기’
보수는 이를 “야합”이라고 비난
합쳐도 “도로 새누리” 비판에 허약
정치권에선 부정적 전망 많아
‘국민의당과 1차 단일화’ 목소리도
안철수 반대 완강해 기대 어려워
오는 28일 바른정당, 31일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2007년 이명박, 2012년 박근혜라는 강력한 대선 후보를 내놓을 때의 흥분과 기대는 보이지 않는다. 유력 후보조차 한 자릿수 지지율에 허덕이는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라는 낯선 신세계로 뛰어들어 정치적 몸집부터 불려야 할 처지다. 후보 단일화는 그동안 ‘보수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진보진영의 무기였고, 보수진영은 이를 “좌파 야합”이라며 비판해왔다.
상황은 역전됐다. 보수의 지리멸렬 상황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문재인·안희정·이재명)과 국민의당(안철수·손학규), 정의당(심상정) 주자들의 지지율 합은 69%에 이른 반면, 이 조사에서 집계에 든 보수 후보인 자유한국당 홍준표(6%)·김진태(2%), 바른정당 유승민(1%) 세 사람의 지지율 합계는 9%에 그쳤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26일 <한국방송>(KBS) 대선 후보 경선토론에서 “좌파의 전유물이던 선거 연대를 우파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을 고스란히 바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지사가 대표로 있던 한나라당은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철수-박원순 후보 단일화를 두고 “좌파 야합 정치쇼”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그런 홍 지사가 ‘명분론’을 버리고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현실론’을 택한 것이다. 당내 경쟁자인 김진태 의원이 “예전에는 홍 지사 스스로 ‘이념이 다른 연대는 파괴력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잘못하다간 우리 당 당원들은 (대선에) 후보도 못 내고 (바른정당) 유승민이나 (국민의당) 안철수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비판했지만, 홍 지사는 “선거는 결과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들도 경선 내내 보수 후보 단일화를 놓고 다투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친박 청산’과 ‘비박계 대선 후보’라는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된다면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당내 세력이 없는 홍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친박 청산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갈라선 두 세력의 기계적 단일화는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 속에 각 당 탄핵 반대·찬성 세력의 대선 포기나 중도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에도 그 후보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의 강성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에게조차 밀리는 ‘굴욕’적 상황이 지속된다면 ‘본뿌리’인 자유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단일화 경험이 일천한 양쪽이 단일화의 조건과 방식을 놓고 싸우다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국민의당과의 1차 단일화로 체급을 올린 뒤, 자유한국당과 2차 단일화 가능성을 타진해보자는 단계론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또한 호남 민심을 의식하는 국민의당 후보가 바른정당과 단일화에 적극 나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바른정당은 권역별 정책토론회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5~26일)를 마친 뒤 당원선거인단 투표(26~27일)를 진행 중이다. 28일 대의원 3천명을 대상으로 한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해 최종 대선 후보를 뽑는다. 호남, 영남, 충청·강원, 수도권까지 모두 끝난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1607표(59.8%)로, 1082표(40.2%)를 얻은 남경필 경기지사를 여유 있게 눌렀다.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 현장투표(26일)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9~30일) 결과를 각각 50%씩 합산해 31일 후보를 선출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57회_봄기운 달구는 민주당 경선 ‘뜨거운 형제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토론을 시작하며 손을 번쩍 들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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