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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사저 손보는 대로 나간다지만…청와대 농성?

등록 2017-03-10 21:23수정 2017-03-10 23:06

대통령직 잃고도 관저 머물러
청 “탄핵확정 안돼 사저정비 안해”
사저 주변 경찰 5개중대 배치
주민 “빨리 나와야지 뭐 하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인용한 10일 오전 서울삼성동 박 대통령 사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인용한 10일 오전 서울삼성동 박 대통령 사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파면을 선고한 10일 오전 11시21분 곧바로 대통령직을 잃었지만, 이날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지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삼성동 사저에 4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고 오래된 집이어서 수도, 전기, 배관 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당장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저 수리에 나서기 곤란하다며, 대대적인 개·보수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파면이 전례없는 일인 만큼, 관저를 언제까지 비워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저 정비가 끝나는 대로 바로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돌아갈 삼성동 사저 주변은 이날 경찰과 취재진 등으로 분주해졌다. 청와대 경호팀과 총무비서관실 직원 등은 이날 오후 3시께 삼성동 사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차량에서 박스를 갖고 사저로 들어가거나, 전기설비 기술자들이 케이블을 어깨에 메고 사저를 드나드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도착하기 전 짐을 미리 옮겨두고 사저 시설을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저 주변 경찰 경비도 한층 강화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5개 중대(약 350여명)를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오후 4시께 경찰 10여명은 사저 앞쪽의 통행을 통제했고 사저 앞 이면도로에도 경찰 경비병력이 늘어섰다.

인근 주민 민병선(58)씨는 “어제부터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평소라면 사저 주변에 경찰 2~3명 정도가 배치됐을 텐데 어제부터 경찰이 두 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씨는 “주민들이 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 ‘좋은 기 건네 받겠다’며 사저 벽돌도 쓰다듬고 그랬는데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져 오면서 주민들 분위기도 냉랭해졌다”고 말했다. 삼성동에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60대 남성 김아무개씨도 “탄핵이 됐으면 청와대에서 빨리 나와야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혜정 고한솔 김규남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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