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경선홍보 영상 촬영…대세론 굳히기
안희정 ‘촛불’ 부쩍 언급…전통지지층에 구애
이재명 진보적 경제정책 발표…‘선명성’ 강조
안희정 ‘촛불’ 부쩍 언급…전통지지층에 구애
이재명 진보적 경제정책 발표…‘선명성’ 강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은 경선 대비 체제로 모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쪽은 각종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선명성을 강화하며 민주당 지지층 잡기에 공을 들이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 ‘리스크’ 관리하며 ‘센터’ 지키기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주 3·1절과 주말 촛불집회 참석 외엔 공개적인 외부 일정은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세’ 주자로서 급할 게 없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탄핵에 주력하겠다는 차원이다. 대신, 캠프에선 국민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토론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경선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여론조사에 가까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더 많은 지지층을 결집해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승리해 ‘본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를 위해 26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국민경선 참여 캠페인 홍보영상을 찍으며 직접 선거참여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쪽은 이번 경선이 오른쪽에는 ‘선의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린 안희정 지사, 왼쪽에는 과감한 정책들을 내세운 이재명 시장의 구도가 짜인 만큼 자연스레 ‘중간’을 지키며 ‘적폐를 청산할 적임자’,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경선에서 확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우클릭을 하거나,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좌클릭을 하기보다 중간을 지키며 정권교체를 할 적임자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잦아진 ‘촛불’ 언급으로 지지층 달래기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당과 정책 공조를 통해 후보가 아닌 당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촛불광장의 국민 명령인 적폐청산과 관련해 검찰, 언론, 재벌, 사학, 청와대 제왕적 권력체제 등 5개 분야 적폐청산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르·케이(K)스포츠재단을 (선한 의지의) 예로 든 것은 제 잘못”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 온라인 지지자 대번개’ 행사에서도 “이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정치세력은 지금 진보진영밖에 없다”며 “저의 여러 정치적 언사에 대해 중도 우클릭이라거나 선거전략이라 오해하시는 분이 있다면 오해를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 조짐을 보이자, 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다소 높인 것이다.
안 지사 쪽에서는 경선 선거인단 참여자가 200만명이 넘어설 경우, 중도·보수 그룹이 유입돼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 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린다면 이런 이변도 불가능하다고 보고, 정체성 논란 걷어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안 지사의 안정·통합 기조가 단순한 우클릭 변심이 아니라,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 결과임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진보적 경제정책으로 당심 잡기 이재명 성남시장도 선거인단 50만명 확보를 목표로 대규모 선거인단 참여를 통해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이 시장은 27일 광주시당 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참석을 시작으로 2박3일 동안의 호남 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진보 성향이 강한 야권의 텃밭 표심을 다져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시도다. 특히 진보적인 경제정책 발표를 이어가면서 최근 ‘산토끼 잡기’ 구도로 흐르는 민주당 경선에서 ‘선명성’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윤경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낸 금융부채 관련 대책만이 아닌 4대 보험과 세금·공과금 체납자 등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가계부채 공약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정책 발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하어영 오승훈 기자 hongbyul@hani.co.kr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경선 선거인단 국민참여 캠페인 홍보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휴일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연구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성남시장이 2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청년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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