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되자 대선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의 분노에 마침내 사법부가 응답했다. 특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처벌, 재벌적폐 청산의 한 고비를 넘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조사를 받아들여 법 앞에 진실을 고하고 그 죄과를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청와대와 압수수색을 막고, 특검연장을 거부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페이스북에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특검 수사가 힘을 받아 철저히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게시했다. 또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세력이 될 수 없다. 청와대도, 재벌도, 그 누구도 법 앞에 특권신분일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 대원칙을 분명히 바로 세우자”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 대한민국의 변화를 기대한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이 땅에도 정의가 자라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준 법원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선거캠프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이 시장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삼성이 이번 기회에 스스로 황제경영을 전문경영, 투명경영으로 바꾸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법원이 공정한 법 집행의 의지를 보여준 판단”이라는 환영 입장문을 내놨다. 안 전 대표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대기업과 대통령 간의 검은 거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즉시 응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논평을 내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한 헌법 103조가 지켜졌다고 믿는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경제정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입장문을 내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조속히 마무리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정의당 대선 후보에 선출된 심상정 대표도 페이스북에 “정의구현이다. 삼성 앞에만 서면 어김없이 무너졌던 ‘법 앞의 평등’이 모처럼 아니 처음으로 관철됐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특검도 잘했지만, 삼성공화국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단호함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시작이다. 앞으로도 지은 죄에 걸맞은 구형과 선고가 내려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애 이경미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