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 지지도 19%로 2위
1주일만에 9%p 오르며 급상승
중도통합 행보로 50대서 1위
호남서도 2위, 저변 넓힐지 촉각
문, 주말 전주로…안, 광주로
1주일만에 9%p 오르며 급상승
중도통합 행보로 50대서 1위
호남서도 2위, 저변 넓힐지 촉각
문, 주말 전주로…안, 광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10%포인트로 좁히면서 ‘문재인 대세론’의 벽을 두드리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에서 “안희정 돌풍이 역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경선 판도의 변화 가능성을 놓고 술렁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조사해 10일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안 지사는 19%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관의 지난 1~2일 조사(10%) 때에 견줘 일주일 만에 무려 9%포인트가 뛰어오른 수치다. 안 지사가 갤럽의 1월4~5일 조사 때 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달 남짓 사이에 ‘폭풍 성장’을 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9%를 기록해 1위를 유지했지만, 일주일 전(32%)보다는 오차범위 이내인 3%포인트 빠졌다.
안 지사의 상승은 세대로는 50대, 이념 성향으로는 중도, 직업으로는 자영업자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50대에서 안 지사는 27%의 지지를 얻으며 문 전 대표를 2위(22%)로 밀어냈다. 자영업자(28%)와 중도(25%)에서는 문 전 대표(각 30%)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안 지사가 문 전 대표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안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13%→20%)과 진보층(13%→21%)에서 각각 7%포인트, 8%포인트 상승했다. 문 전 대표가 민주당 지지층(64%→57%)과 진보층(50%→43%)에서 7%포인트씩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호남에서도 문 전 대표가 10%포인트 하락(41%→31%)한 반면, 안 지사는 11%포인트(9%→20%) 뛰었다.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문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내오던 유권자층의 일부가 안 지사에게 이동한 것으로 분석이 가능한 셈이다. 전략에 밝은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문 전 대표 지지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깨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뚜렷한 상승세는 대연정 주장, 사드 신중론, 노인복지 강조 등 중도·통합 행보를 계속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 초기에 선명성이 강한 인물이 지지를 얻었다면, 탄핵 가결, 헌재 재판, 특검 수사 등 기존 제도가 어느 정도 기능을 회복하면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적임자가 누구냐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안 지사의 일관된 현실주의적인 태도가 소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저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하겠구나’ 하는 예측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진보·보수를 아우르며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신뢰도 95%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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