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더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와이티엔>(YT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여야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안 지사는 12.3%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3.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안 지사는 그동안 반 전 총장이 포함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3~4위 자리를 놓고 다퉜으나,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와이티엔 조사에서 3위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11.8%), 4위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9.2%)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안 지사는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듯,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지사는 2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 후보로 등록한 뒤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교체를 향해 도전하겠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저 안희정”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 쪽은 반 전 총장에게 쏠렸던 ‘충청대망론’이 안 지사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중도·통합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모습이 충청지역에서 점점더 신뢰를 얻고 있다”며 “안 지사의 지지율이 오른 것도 중도층의 지지만 아니라 충청대망론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본다”고 했다.
안 지사는 이날 여야가 공동 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 카드를 꺼냄으로써 중도·통합 쪽으로 한발 더 나갔다. 안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 이루지 못한 대연정을 실현해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충남도정을 이끌면서도 도의회의 극단적인 여소야대 지형에서 잘 이끌어온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중도·통합 전략의 확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문재인 전 대표와 차별화하고, 본선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 지사의 대연정 언급에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 연합정권을 만들어야지,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들과 대연정을 하는 것은 촛불민심을 거역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겨우 제대로 잡아가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안 지사 쪽에서도 이같은 ‘중도·통합’, ‘확장’ 전략이 당내 경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완전국민경선이긴 하지만 진보성향의 적극적 투표층이 주로 참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하어영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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