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지율 38%, 안철수의 3배
“촛불정국 거치며 문 쏠림현상
거부정서 사라졌다 보긴 일러”
안철수, 호남지지 호소 이어가
“이번 대선서 문재인 이길 자신 있다”
“촛불정국 거치며 문 쏠림현상
거부정서 사라졌다 보긴 일러”
안철수, 호남지지 호소 이어가
“이번 대선서 문재인 이길 자신 있다”
“광주는 매번 선거 때마다 이용당할 뿐이다”, “당을 너무 혼자 먹으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 “너무 늦게서야 찾아온 것 아니냐.”
지난 17일, 광주 양동미술관에서 문화예술인들을 만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가 쏟아지는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넉달 동안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고 있다. “2012년 대선 때 남편에게 92%라는 전폭적 지지를 보내줬던 광주가 어쩌다 ‘문재인 얼굴도 보기 싫다’고 돌아섰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서”다. 김씨는 “남편(문 전 대표)은 ‘됐나? 됐다!’ 한마디면 끝나는 줄 아는 경상도 남자라, (대선 패배 이후) 호남분들의 절망감에 대해 제대로 공감 표현을 못 한 거 같다”며 “그동안 스킨십이 정말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겉으로 드러난 지표를 보면, 일단 호남 민심은 문재인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실시한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38%의 지지율을 얻어 이재명 성남시장(13%)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12%)를 2배 이상의 차이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 nesdc.go.kr 참조).
하지만 수치화되지 않은 ‘바닥 민심’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광주 주월동 경로당에서 김정숙씨를 만난 뒤 김동호(75)씨는 기자에게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저러고 있고, 반기문은 ‘박근혜 새끼’라는 걸 다 아니까 호남이 문재인을 밀어주긴 하겠지만, 옛날처럼 100% 가까운 지지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새누리당이나 애매한 보수세력에게 정권을 다시 내줘선 안된다는 여론이 굳어지다보니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 전 대표에게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거부 정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
4·13 총선 때 호남에서 격돌했던 민주당의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는 23일에도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언론포럼 토론회에서 “이번에야말로 두번 다시 실패 없다. 한 번 더 문재인 손 잡아주시면 정권교체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나 국민의당 등에서 제기되는 ‘빅텐트’, ‘제3지대’, ‘개헌연대’ 등을 겨냥해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그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호남이 자신의 정치적 뿌리임을 강조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전남 무안의 국민의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이후 국가 위기를 극복할 성찰과 대안이 없는 ‘이미지 행보’를 보였다. 미국발 친인척 비리도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불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고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정애 기자, 송경화 기자 hongbyul@hani.co.kr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둘째)가 2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조환익 한전사장(오른쪽부터), 신정훈 전 민주당 의원, 이낙연 전남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 동부시장을 찾아 한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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