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으로 달려가는 후발 주자들
전주 간 박원순, 문재인 날선 비판
안희정, 광주·전남 언론포럼 참석
“3지대론은 DJ 고립시킨 3당야합”
이재명, 15일 광주서 지지모임
김부겸, 설 연휴전 지지모임 예정
전주 간 박원순, 문재인 날선 비판
안희정, 광주·전남 언론포럼 참석
“3지대론은 DJ 고립시킨 3당야합”
이재명, 15일 광주서 지지모임
김부겸, 설 연휴전 지지모임 예정
야권의 ‘심장’ 호남의 마음을 얻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뜨겁다. 2002년 ‘노무현 돌풍’의 진원지이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호남이야말로 촉박한 조기대선 일정에서 후발주자들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전북 전주에서 전북 지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청산돼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던 시절 민주당이 분당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그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 때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촛불민심은 한마디로 기득권 질서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청산의 대상이지 그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박 시장은 최근 민주당의 ‘개헌 전략보고서’ 논란이 벌어지자 민주당의 ‘패권주의’를 비판한 적은 있지만, 문 전 대표를 향해 이처럼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낸 건 이례적이다. 이날부터 경선 룰 작업이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다가오자, 자신을 중심으로 야권 내 비문재인계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8일 광주·전남 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제3지대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비박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잡자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김대중과 호남을 고립시킨 3당 야합과 똑같은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정치’를 강조하며 ‘자구구국’(自救救國·호남 출신인 자신을 포함해 호남부터 구해야 나라를 구한다는 뜻)을 내세운 것도 “대한민국을 민주주의로 이끈 위대한 호남정신을 지역에 가두는 못난 말”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열흘 전인 지난달 28일 광주에서 “저 안희정이 김대중의 정신과 노무현 정신을 하나로 결합시키겠다”고 했던 그는 이날도 “호남에도 갇히지 않고 친노에도 갇히지 않고, 김대중 대통령이 염원했던 전국정당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다른 주자들도 곧 호남으로 출동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오는 1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온라인 지지자들의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부겸 의원도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을 방문해 지지조직인 ‘새희망포럼’ 모임에 참석하는 등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전국적인 고른 지지율을 바탕으로 호남 민심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광주 무등산에 올랐던 문 전 대표는 최근 광주·전남 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영입해 ‘호남 라인업’을 보충했다. 부인 김정숙씨도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고 있다.
이정애 엄지원 기자 hongbyul@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8일 오후 광주 KT호남권고객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더좋은 민주주의 광주·전남 포럼’ 출범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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