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구금연장 심리가 열린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휴식시간 중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길바닥 저널리스트’ 유튜브 영상 갈무리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지난해(2016년) 1학기 이화여대 학장실 등에서 6명의 교수들을 만나 학점을 잘 받는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현지법원 심리과정에서 “학점이 잘 나온 이유를 모른다”고 진술했던 정씨의 주장과는 달리 대학 쪽이 정씨와 논의해가며 조직적으로 학점을 챙겨준 정황이 확인된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교육부 감사관실에서 제출받은 ‘이화여대 특별감사 문답결과’를 보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포함해 이대에서 지난해 1학기 정씨를 만났다고 진술한 교수는 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에게 ‘학점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까지 포함하면 7명의 교수들이 정씨와 접촉한 셈이다.
감사관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월 최경희 당시 총장은 총장실에서 최순실씨 모녀를 만나 정유라씨에게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한 것으로 나온다.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의 경우, 2015년 9월 학장실로 정씨를 불러 학사 관련 상담을 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최씨 모녀를 만났을 때 이원준 체육과학부 학과장과 이경옥 교수까지 불러 정씨의 학사 관련 상담을 해줬다. 이 학과장은 이후 학과장실로 자리를 옮긴 뒤, 체육과학부 초빙교수 ㄱ씨와 시간강사 ㄴ씨를 불러 정씨에게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상담을 해주도록 했다.
김병욱 의원은 “정씨가 총 7명의 이대 교수를 만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확인됐는데도, 본인은 ‘왜 학점이 나왔는지 모른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직접 정씨를 찾아와 구체적 상담까지 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교육농단이 일어났다. 특검이 명확하게 진상을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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