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통 큰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안 지사는 22일 <불교방송>(BBS) 인터뷰에서 “현재 문재인을 지지하는 세력과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만의 비전을 얘기해서는 정권교체 가능성도 더 위험에 빠지게 되고 문 (전) 대표도 대한민국의 좋은 지도자가 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을 통과하며 민주당 지지율이 40%(한국갤럽)까지 상승하자, 문 전 대표가 예비내각(셰도우 캐비닛) 발표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좀 더 민주당 동지들의 힘을 모으고 진보진영을 좀 더 폭넓게 안기 위한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문재인 연대론’에 대해서는 “개헌론이든 제3지대 논의든 특정인 문재인 주자의 정치적 세력을 고립시키기 위한 논의는 야권의 분열이다. 그것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탄핵정국을 지나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자 마치 정권교체가 이뤄진 듯 들뜬 분위기가 나타나는 데 대해 경계심을 갖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들어 안 지사의 발언 빈도가 높아진 건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있다. 안 지사는 탄핵정국 동안 다른 주자들과는 달리 충남 도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5%대에서 지지율 정체에 빠진 상태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23일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단 간담회와 27~28일 광주·전남 지역 1박2일 방문 등을 통해 대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