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단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뒤쪽은 김경수 의원.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반 총장의 행보가 향후 정계개편에 미칠 파장을 경계하며 날선 ‘견제구’를 날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격이 추락한 상황에서 그나마 국격을 지킬 수 있는 유엔 사무총장이 이런 혼탁한 국내 정치판에 기웃거리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반 총장을 ‘변절적 기회주의자’로 상징되는 소설 속 주인공 ‘꺼삐딴 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국민을 편갈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 적대시하는 박근혜 리더십을 4년 내내 칭송하다가 갑자기 이제 와서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비판한 데 이어,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반 총장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반 총장이) 가면을 바꿔쓰고 친일독재 부패세력의 꼭두각시가 되려 한다면 촛불광장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 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중부권 대망론과 친박계의 추대론을 은근히 즐기시다가 탄핵 바람이 불어오니 슬그머니 손을 놓고 새누리당 당 깨져서 후보 추대의 꽃가마가 당신에게 올 것이라 기다리고 있다. 정치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나 피선거권이 있는 데다, 이미 예측됐던 일 아니냐”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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