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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반기문 “이 한 몸 불사르겠다” 사실상 대선 출사표

등록 2016-12-21 20:53수정 2016-12-21 21:59

-한국 특파원단과 송별 간담회-
“국가 위해 일할 용의 있어
정당·정파 뭐가 중요하냐”
제3지대 가능성 고려한 듯

“국민 배신, 특정인 말한 거 아냐”
박 대통령 비판 한발 물러서

노무현 전 대통령 ‘배신’ 지적엔
“매년 초 권양숙여사에 전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오는 31일 10년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도전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새누리당 분당 움직임 등으로 제3지대에서 자신의 ‘몸값’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그가 결국 ‘친박근혜계 새누리당’이 아닌, ‘비박근혜계-비문재인계’를 아우를 제3지대 통합 후보를 지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그걸로 갈 용의가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신중한 발언 탓에 ‘기름 장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반 총장이 이처럼 분명한 어휘를 사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뉴욕 한국 총영사관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도 “한국 시민의 한사람으로 저의 역할이 있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제 몸을 사르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말씀을 드렸다”며 대선 도전 의사를 재확인했다.

반 총장은 이어 “몸을 사리지 않고 (기여)할 용의가 있다”거나, “내년에 73살인데, 건강이 받쳐주는 한에는 국가를 위해 일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을 여러차례 하며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퇴임 뒤 세계적 외교 지도자로 활동하는 것이 더 낫지 않냐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 나를 낳고 키운 나라를 위해 국가발전을 위한 것이 더 시급하지 않나 한다”고 반박하며 확고한 대선 출마 결심을 드러냈다.

반 총장은 최근 자신이 ‘배신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국민의 신뢰가 배신당했다’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을 놓고 일부에서 ‘친박 쪽의 추대론을 즐기던 반 총장의 배신’이란 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특정 정치지도자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친노’ 인사들이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2년 이상 늦게 찾아가고, 친노 인사들과의 교류가 없었던 점을 ‘반 총장의 배신’이라고 비판한 대목에 대해선 “정치적 공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인격을 모독해도 너무 모독하는 발언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어 “보도가 잘 안 돼서 그러는데, 서울 가는 계기나 매년 초에는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드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신’에 대해 반박할 때 그는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지며 ‘반 총장 답지 않게’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반 총장은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이 참석한 유엔 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서도 새마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한 듯 “특별한(특정한) 지도자 찬양이라기보다는, 제가 느끼고 보고 들은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한국의 리더십이 실패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며 자신의 ‘신선함’과 ‘중도지향성’을 한껏 부각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이제 자기를 버리고, 국가가 없는데 정당과 (정)파가 뭐가 중요하냐.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이 뭐가 중요한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기존 정당 후보보다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제3지대’ 후보로 나서는 걸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뉴욕/이용인 특파원, 석진환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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