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국조특위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의 증인 출석을 위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7일 오전 서울 논현동 우 전 수석 장모 집에 국회 입법조사관과 경호관이 기자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보여주며 경찰관과 함께 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집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되돌아 나왔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법의 방패막’ 뒤에 숨어 끝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7일 우 전 수석의 청문회 출석을 위해 동행명령장을 집행하러 나선 국회 직원들은 잠적한 우 전 수석을 찾기 위해 하루종일 전국을 헤매야 했다.
입법조사관·경호관 등 국회 직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가 발부한 동행명령장을 들고 우 전 수석과 그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을 찾아나섰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 회장 자택에 두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 11시45분께 이곳을 찾았다. 지난달 27~29일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러 왔다가 경비원들에게 1층 출입구에서부터 저지당한 경험이 있어 이번엔 아예 경찰관 2명을 대동했다. 하지만 한 시간가량 현관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국회 입법조사관이 7일 오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강자씨가 몸을 피한 곳으로 알려진 우수석의 소유의 경기도 화성시 기흥 골프장내 별장을 찾아 우수석과 장모를 찾고 있다. /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회 직원들은 우 전 수석 등이 김 회장의 언니 집에 머물고 있다는 제보를 접하고, 곧장 충북 제천의 한 농가로 향했지만 여기서도 두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이들은 우 전 수석의 처가인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 안에 있는 별장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실낱 같은 기대를 안고 골프장으로 달려갔다. 불꺼진 별장 안에 노트북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혹시나’ 했지만 우 전 수석은 역시 없었다.
국회 입법조사관이 7일 오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강자씨가 몸을 피한 곳으로 알려진 충북 제천의 한 농가를 찾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농가에는 아무도 없었다. 제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우 전 수석이 이날 자취를 감춘 것은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전달받았을 경우를 전제하고 있어, 이른바 ‘가출 투쟁’으로 출석요구서를 아예 전달받지 않은 우 전 수석은 법 적용을 피했다. 이어 이날도 자취를 감춤으로써 동행명령장 집행까지도 피해나간 것이다.
이정애 기자, 제천 화성/김봉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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