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도 몰랐던 ‘대통령 손님’ …구멍 뚫린 청와대
경호실 차장 “보안손님 보고 못받았을수도”
청와대 의약품 사용내역에 적힌 ‘사모님’ 정체는?
청와대 의무실장 “사실관계 확인해 보겠다”
경호실 차장 “보안손님 보고 못받았을수도”
청와대 의약품 사용내역에 적힌 ‘사모님’ 정체는?
청와대 의무실장 “사실관계 확인해 보겠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최순실씨 등이 청와대 대통령 관저를 드나들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경호실 고위 관계자가 ‘보안손님’에 대해선 보고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시인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이 불분명한 7시간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호실도 모르는 ‘대통령 손님’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출석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특정인이) 대통령과 사적 만남을 갖고 있는 상황에선 (24시간 대통령에 대한 밀착 경호를 하는) 경호실 업무가 작동하지 않는 거냐”는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보안손님에 대해선 보고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최태민이 청와대에 사적으로 출입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김재규 중앙정보부 부장이 문제 제기한 것을 차지철 경호실장이 가로 막은 게 ‘10·26 사태’의 단초가 됐다”며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커다란 잘못의 시발점은 청와대 경호실”이라고 질책하자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서던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다. 이 차장은 “과거에는 (경호실이 보안손님까지 보고받았는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세월호 참사를 전후해 박 대통령의 얼굴이 달라졌다는 점 등을 들어 성형수술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청와대가 향정신성 의약품을 과다하게 처방받은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얼굴을 같은 방향에서 본 4월15일 국무회의 장면과 4월16일 오후 5시 이후 장면을 비교했는데 전문가들이 보면 두 장면 얼굴이 다르다고 한다”며 두 장면을 비교한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작은 바늘로 주사를 맞은 얼굴로 보인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물론 대통령이 눈밑이나 팔자주름을 없앨 수는 있지만 이것이 4월16일 이 시간에 이뤄졌다면 국민이 용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에서 처방받은 각종 의약품을 대통령이 아닌 제3자가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청와대의 누군가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한 달에 한번씩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를 처방받은 점을 들어 “프로스카라는 약은 허가상으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이지만 탈모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탈모예방에 쓰이는 것이 상례”라며 “약을 정기적으로 받아간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청와대 의약품 불출대장(사용내역)에 ‘사모님’이라는 이름으로 소염진통제로 쓰이는 ‘세레브렉스’ 14일치를 처방받은 사실이 기재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직원도 아닐 테고 대통령을 사모님이라고 부르느냐”며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들어와 처방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이에 대해 “충분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하다”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2차 기관보고 국민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출처 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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