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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촛불민심 야당에도 ‘싸늘’…문재인·안철수, 연단 못올라

등록 2016-12-04 15:57수정 2016-12-04 22:01

3일 광주·대구 집회에 참석했지만 공식 발언권 못얻어
문재인, 사회자의 ‘시민 인터뷰’ 형식으로 발언
“탄핵안 부결되면 의원직 사퇴 각오로 가결해야”
안철수, 집회에서 발언 못하고 기자간담회 가져
“가장 먼저 탄핵 당론…발의 아니라 가결이 목표”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에 오락가락하며 시간을 끄는 모양새를 보이자, 분노한 ‘촛불민심’이 여의도 쪽을 향해 타오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등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조차 ‘6차 촛불집회’ 현장에서 정식 발언권을 얻지 못 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들어야 했다.

3일 광주를 찾은 문 전 대표는 연단에 오를 기회를 얻지 못 했다. 당초 박근혜퇴진 광주운동본부는 지난달 29일 대표자회의에서 문 전 대표와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이 3일 집회에 오겠다며 자유발언을 신청하자 2분씩 시간을 주기로 했으나, 2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뒤 실망한 주최 쪽이 정치인들의 자유발언을 제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황성효 광주운동본부 상황실장은 “탄핵안을 두고 우왕좌왕한 정치권에 대한 시민의 불신이 높았다”며 “이런 시민 정서를 반영해 정치인을 일절 무대에 세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식 발언권을 얻지 못 한 냉대 속에서도 이날 집회가 끝날 무렵까지 금남로 1가 아스팔트 위에서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떼창’에 참여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연단 주변에 있던 시민 일부가 “문재인”을 연호하는 등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자, 집회 사회자는 집회 막바지인 오후 8시께 시민 인터뷰 형식으로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탄핵이 부결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이 부결되면 (야당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로 가결해야 한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촛불이 국회를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운동본부 쪽은 “진행 도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전달했고, 유력 대선 주자로부터 시민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는 성과가 있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쪽은 “문 전 대표가 발언을 거절당하고도 참가해 시민과 함께 했고, 탄핵에 대한 결연한 각오를 전달했다. 광주시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3일 대구 촛불집회 현장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 했다. 주최 쪽이 애초 정치인에게 무대에 올라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사회자는 “광장의 주인은 안철수가 아니라 대구시민”이라며 연단에 올라올 기회를 주지 않았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안철수는 빠지라”고 소리치기도 했고, “국민의당은 흔들리지 말고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훈계’도 터져나왔다. 국민의당이 지난 2일 탄핵안 표결을 거부했다가 뒤늦게 비판 여론에 부닥치자 입장을 바꾼 게 대구 촛불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안 전 대표 쪽에서는 “당시 현장에서 ‘안철수는 빠지라’고 외쳤던 시민들이 있긴 했지만, 다수의 시민들은 안 전 대표 곁으로 와 사진도 찍고 응원도 했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안 전 대표가 야권 대선 주자 중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했고, 지난 1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도 2일 처리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3일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민주당은 굉장히 오락가락했지만 우리는 야 3당 중에 가장 먼저 퇴진 당론을 정했다. 일관되게 탄핵을 주장했다”며 “(탄핵은 원래) 우리가 가장 먼저 앞장섰다. 탄핵 발의가 목표가 아니었고 통과가 목표였다. 그 목표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광주 대구/안관옥 김일우 기자 hongbyul@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43회_이철희가 말하는 ‘탄핵 전투’에서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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