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시나리오-
박대통령 2선후퇴론
내각에 권한넘긴 거국내각 구성
박대통령 수습뒤 복귀 여지 커
즉각 사임론
60일 안에 대선치러야
선거운동 등 현실적 어려움
조기 대선론
권력이양 준비 과도중립내각
세운뒤 12월보다 앞당겨 대선
현실가능성은?
박대통령 불통행보 계속땐
2선후퇴나 조기대선 쉽지 않아
박대통령 2선후퇴론
내각에 권한넘긴 거국내각 구성
박대통령 수습뒤 복귀 여지 커
즉각 사임론
60일 안에 대선치러야
선거운동 등 현실적 어려움
조기 대선론
권력이양 준비 과도중립내각
세운뒤 12월보다 앞당겨 대선
현실가능성은?
박대통령 불통행보 계속땐
2선후퇴나 조기대선 쉽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의 ‘2차 사과’ 이후에도 성난 민심이 잦아들지 않자, 박 대통령을 국정 운영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정국 시나리오들이 정치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가장 ‘온건한’ 시나리오는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함께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다. 박 대통령이 외교 의전과 같은 국가원수로서의 상징적 역할만 맡고 나머지 실권을 모두 내각에 넘긴 채 잔여 임기를 채우는 방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입장이 이쪽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에게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가 합의하는 총리를 지명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2선 후퇴를 선언한다고 해도 언제든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이다. 헌법은 총리를 비롯한 공무원 임면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난 민심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의 총리를 해임한 뒤 국정 전면에 복귀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한 셈이다.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 사임 시나리오는 대부분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당기는 ‘조기 대선’ 구상으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즉각 사임’과 ‘과도내각 구성 뒤 조기 대선’으로 갈린다.
‘즉각 사임’의 경우,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이를 두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 출마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53조 1항의 규정을 들어, “(대통령이) 하야하면 문재인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밖에 출마 못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상당수의 여야 대선주자들이 대선에 아예 출마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박 대통령 사임으로 치러지는 대선은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선거법 53조 2항에 따라 지자체장들이 선거 30일 전까지만 사퇴하면 된다는 반박이 나온다.
즉각 사임 뒤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는 것은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 기간과 공식 선거운동(23일)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박 대통령이 물러나되,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차기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기 위해 ‘과도 중립내각’을 세운 뒤 대선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하야 선언 뒤 여야 4당이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논의기구에서 ‘과도 중립내각’의 성격과 임무를 결정하고 여야가 합의해 새 내각의 총리를 내정하자고 주장한 게 대표적이다. 심 대표는 “이 과도 중립내각에 권력이양 일정 관리, 현 정부의 헌정 유린 사범 단죄, 경제·안보 등 국정 위기 요인 관리 등의 임무를 맡기되, 선거 사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내년 4월12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일에 조기 대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6일 “6개월 뒤 조기 대선을 치르도록 준비하자”는 주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과도 거국내각’을 구성해 6개월 뒤 치러질 대선 관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검찰개혁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한편, 박 대통령에게는 이 구상에 맞게 적절한 시점에 사임하겠다는 합의를 받아놓자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박 대통령 태도를 보면, 2선 후퇴, 조기 대선, 즉각 퇴진 등의 주장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계속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탄핵이 추진될 수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 외에는 이를 언급하는 이가 거의 없다.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로 넘기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의 3분의 2(국회의원 총 300명 중 20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해 친박근혜계를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연대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헌법재판소에서 명백한 위법 사유를 입증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3차 촛불’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이런 시나리오들에 대한 논의가 좀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