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걸 봐라.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을 교체한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헬렐레한 총리 한 명을 세우고 각료 몇 명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고 할 텐데 그걸로 (정국 수습이) 되겠느냐. 거리에서 촛불 든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이번 사건은 과거 (정권의) 측근 비리와는 달리 대통령이 직접 관련 있는 게이트”라며 “(박 대통령이) 결국 거짓말 때문에 물러나게 된 닉슨의 사례를 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누리당 쪽에서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로 자신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총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쓸 데 없는 걱정과 상상을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이 2선 후퇴 뜻이 없는 한 실효성 있는 거국내각 구성이 어렵다고 보고, 정국 수습용 ‘허수아비 총리’를 맡을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거국내각 제안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나온 새누리당의 립서비스”라고 했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 논의를 삼켜버렸다는 시각에 대해선 “오히려 이번에 대통령제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개헌이 재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