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전체의 7.1% 그쳐…강석호 의원 “내근·교대직 선호 탓”
지난해 1300만명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베테랑>에서는 신·구 조화를 이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범죄현장을 휩쓰는 장면이 나온다. 말 그대로 영화다. 현실에서는 이런 ‘외근 형사’들이 전체 형사의 10명 중 6명이 40·50대 이상 중·장년들이다. 경찰들이 내근직이나 지구대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전체 외근 형사 7456명 중 40대가 3021명(40.5%), 50대 이상은 1235명(16.6%)이었다. 4050 강력계 형사 비율이 전체의 57.1%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30대는 2671명(35.8%), 20대는 529명(7.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지방경찰청 전체 외근 형사 1678명 중 20대는 117명에 불과했다. 반면 40대는 627명, 50대는 308명이었다. 광주의 경우 전체 247명 중 20대는 1명뿐이었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외근 형사가 많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경우 전체 1141명의 외근 형사 중 20대는 81명, 30대 538명, 40대 359명, 50대 이상 163명이었다. 외근 형사는 일선서의 강력계 형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외근 형사의 중·장년화는 열악한 근무 조건, 위험한 현장 근무 기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경찰의 승진 시험 제도도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강 의원은 “경찰은 승진자 절반을 시험으로 뽑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승진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젊은 경찰관들이 갈수록 내근직이나 교대시간이 정해진 지구대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수록 흉악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할 강력계 형사 충원이 필요하다. 강력계 형사들이 치안 유지의 최일선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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