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대표에 전화 이어
대선주자들에게 ‘취임신고’
광화문 단식 세월호 유족도 찾아
사무총장 안규백·정책의장 윤호중
계파보다 실무능력 중시 인선 평가
대선주자들에게 ‘취임신고’
광화문 단식 세월호 유족도 찾아
사무총장 안규백·정책의장 윤호중
계파보다 실무능력 중시 인선 평가
“역사적 평가는 있는 그대로 써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갖추는 게 통합하라는 국민의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5·18 운동 기념식과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해 통합으로 가야 한다.”
29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성은 ‘통합’이었다. 지도부의 첫 공식일정이었던 서울 현충원 방문 때도 추 대표 및 최고위원들은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뿐 아니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추 대표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시대마다 그 시대의 과제가 있다. 오늘날의 시대 과제는 민생을 살리고 국민을 통합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묘역 참배는 전날 지도부 만찬에서 추 대표 제안으로 결정됐다. 한 최고위원은 “추 대표가 ‘국민통합을 위해 포용해야 한다’며 참배를 제안하자 일부가 이견을 내놨으나 곧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추 대표의 ‘통합 행보’는 당내에서도 이어졌다. 전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게 단적인 예다. 두 사람은 전당대회 기간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껄끄러운 관계였다. 추 대표 쪽 관계자는 “28일 오전 추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조만간 찾아뵙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표가 반갑게 응대했고 추 대표가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추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취임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친문 일색 지도부’ 논란으로 당의 원심력이 커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나머지 대선주자들의 경계심을 희석시키고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스킨십 정치’의 일환이란 얘기다.
추 대표 쪽의 이런 고심은 이날 발표된 당직 인선에서도 엿보인다. 전날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에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윤관석·신창현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엔 구민주계 당직자 출신의 3선 안규백 의원을, 정책위의장에는 2012년 대선 패배 뒤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 채널’ 역할을 한 3선의 윤호중 의원을 인선했다. 계파보다 경험과 실무능력을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사무총장은 당의 안정을 위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정책위의장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신속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빨리 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강한 야당’을 외쳐온 추 대표는 첫 ‘민생현장’으로 이날 오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을 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 한분을 정해서 세월호 대책을 전담시켜 당 대표 지휘하에 두겠다. 야3당이 공조해 국회 대책이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유족들에게 약속했다. 추 대표는 또한 13일째 단식 중인 ‘예은이 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를 향해 “예은이도 아빠가 더이상 이렇게 몸이 상하는 걸 하늘에서 원하지 않을 것 같다. 저희에게 믿고 맡겨주시면 같이 풀도록 하겠다”고 울먹이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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