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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친문일색’ 지도부 후폭풍…“소탐대실 될 수 있다” 우려

등록 2016-08-28 22:06수정 2016-08-29 17:50

옛 김근태계·친박원순계 등 쓴소리
대선 앞둔 문재인에도 역풍 우려
정계복귀 유력 손학규 거취 비상
국민의당 ‘비문’ 대선주자들에 손짓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대로 가면 우리 당의 대선 경선에 나설 사람은 문재인·안희정 둘뿐이란 얘기가 돈다. 결과가 뻔한 경선판에 뛰어들어 ‘불쏘시개’로 소모되느니, 밖에서 새판을 도모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겠나.”

‘범주류’로 분류돼온 더불어민주당의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28일 ‘친문재인계’의 압승으로 귀결된 전날의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정치에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작동한다. 특정 세력을 중심으로 당의 구심력이 커지면 거기서 벗어나려는 원심력도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더민주 안에선 범주류에 속하면서도 친문재인계와 협력적 제휴관계에 있었던 옛 김근태계와 86그룹, 친박원순계 등을 중심으로 친문재인계의 지도부 독식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86그룹에 속하는 한 수도권 의원은 “소수 패권의 승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정 세력에 의해 조직된 표”가 선거 판세를 좌우하게 되면서 당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결과가 대선 후보로 외연을 확장해야 할 문 전 대표에게도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은 “문 전 대표 쪽도 이렇게 일방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비문재인·비주류가 지도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문 전 대표 쪽에도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현미 의원(3선·경기 고양정)도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 트위터에 “대선까지 길이 더 복잡하고 험난해졌다. 소탐대실”이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더민주의 전대 결과가 ‘친문 독식’ 양상으로 흐른 데는 분당 과정에서 만들어진 당내 세력 지형의 급격한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4월 총선 전 비주류 의원과 당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당내 세력균형의 추가 주류 쪽으로 급속히 기운데다, 문 전 대표 사퇴를 전후해 입당한 ‘친문재인’ 성향 온라인 당원들이 대거 권리당원 자격을 얻게 되면서 어떤 당내 선거든 ‘치르는 족족’ 친문·주류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다른 3선 의원은 “앞으로 당비 납부 횟수를 채워 권리당원 자격을 갖는 온라인 입당자가 늘어날 텐데, 이들이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당직 선거든 공직 후보자 경선이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당장 이번 추석을 전후로 정계복귀가 유력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거취부터 불투명해진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 전당대회가 열린 27일 전남 강진에서 만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입당 뒤 안철수 전 대표와 대선 경선을 치를 것을 제안받았다. 박 위원장은 더민주 전대 결과가 나온 이날 저녁 7시쯤 트위터에 “친박(근혜)의 새누리당과 친문의 더불어민주당이 출범했다. 국민의당은 열린 당으로, 강한 경선으로, 강한 대선 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글을 띄웠다. 손 전 고문은 물론, 더민주 전대 결과에 위기감을 느낄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 야권의 ‘잠룡들’을 겨냥한 ‘호객’에 나선 것이다.

더민주 전대의 후폭풍은 ‘제3지대론’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3지대’란 ‘여당에도 제1야당에도 속하지 않는 정치적 중립(공백)지대’를 일컫는 정치권 용어다. 통상 정계 개편이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유동성이 증대되는 시기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려는 정치적 소수파들을 중심으로 거론돼왔다. 대선을 1년 앞둔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여야 모두 친박·친문이라는 핵심 그룹의 내부 장악력이 커짐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인 주변부 그룹들을 중심으로 ‘기존 여야가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 정치적 기회의 장을 만들자’는 논의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야를 막론하고 ‘제3지대’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더민주 비주류의 새로운 구심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역시 최근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외부에서 헤쳐 모이기는 쉽지 않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문 전 대표 쪽도 대선 승리를 생각한다면, 주변 그룹을 포용하고 외부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제3지대가 현실화될지는 전적으로 문 전 대표와 추미애 지도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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