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박영선 등 5인 ‘개헌 대담’서 축사
“대통령 권력 집중이 모든 문제의 원인”
“대통령 권력 집중이 모든 문제의 원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개헌에 대한 발언 빈도를 높여가고 있다. 8월 전당대회 이후 당권을 내려놓게 되는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와 ‘개헌’을 양대 고리로 정치적 역할 모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1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같은 당 김부겸·박영선·민병두·진영 의원과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개헌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마련한 의원 대담 행사 축사를 통해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에 참여했지만, 대통령 직선제 도입에 급급한 나머지 우리 사회가 처한 경제·사회적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문을 (헌법에) 담지 못했다”며 개헌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는 핵심적 이유로 ‘대통령으로의 권력 집중’을 꼽은 뒤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과 학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분권형 개헌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당이 다른 이상돈 의원을 제외하면 이날 대담을 주최한 의원들 모두 김 대표와 가깝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비주류(비문재인) 중진 의원들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 성향 역시 중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영선·진영·민병두 의원은 더민주의 대표적 정책통이기도 하다. 당내 세력이 취약한 김 대표가 퇴임 뒤 새 역할을 찾는 과정에서 1순위 제휴 대상으로 꼽히는 이유다. 당내에선 이들이 김 대표를 구심으로 세력을 만든 뒤 올해 말 본격화될 대선 경선 국면에서 문재인 전 대표 쪽과 일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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