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데 대해 반발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해임촉구 결의안을 공동 제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제안한다. 공동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지정곡이 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고 또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해 해임촉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보훈처장은 국무위원(장관급)이 아니기 때문에 ‘해임 건의안’이 아니라 ‘해임 촉구 결의문’을 발의하는 것이라고 박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보훈처의 ‘제청 거부’ 방침을 전해들은 뒤 “‘지난 13일 협치와 소통을 강조하는 청와대 회동이 무효화되는 것이다. 3일만에 대통령이 협치와 합치를 강조한 합의문을 찢어버리는 결과’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즉각 박 원내대표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와 통화했다”면서 수락 의사를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만약 (제창이) 이뤄지지 않으면 20대 국회에서 박 처장에 대해 해임촉구 결의안 채택으로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 문제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보훈처장 해임촉구 결의안에 대해 함께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는데, 나는 거기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정 원내대표는 “제창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아직 이틀 남았으니까 재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으나, 야권의 추가 움직임엔 거부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총리에게도 전화해 전향적인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경화 김원철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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