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새누리당 당선자(전북 전주을)
20대 국회 새얼굴
3수끝 지역구도 넘은 정운천
3수끝 지역구도 넘은 정운천
정운천(62) 새누리당 당선자(전북 전주을)는 “원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발탁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여파로 6개월 만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서 물러난 그였다. 정 당선자는 지난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온갖 곡절을 다 겪어 여기까지 왔다. 참여정부와의 인연은 몰랐을 것”이라며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정 당선자는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1981년, 전남 해남에서 키위 농장을 시작했다. 뉴질랜드 키위를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한 이가 그다.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신지식 농업인’, ‘참다래 아저씨’로 소개됐다.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18.2%), 2012년 19대 총선(35.8%)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서 111표 차이로 호남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저를 찍지 않은 분들도 지역 장벽이 깨져야 한다는 데는 다 동의한다. 수십년 동안 무조건 야당에 투표를 했지만 이번에는 자신들의 의지와 선택으로 여당 의원 하나를 만든 것이다. 두터운 장벽이 깨지지는 않았지만 균열을 일으켰다.”
의정 활동의 주요 목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지역 장벽 허물기’다. “나를 뽑아준 것은 선거혁명이다. 앞으로 4년간 지역 장벽을 깨는 정치개혁에 매진하겠다. 석패율제든 정치적 인사탕평이든 화합과 소통, 협력을 목표에 두겠다”고 했다. 지역 현안으로는 “중국을 향한 서진정책 교두보이자 성장동력인 새만금을 국제 글로벌특구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2대 부통령인 인촌 김성수와 인연이 있다. 전북 고창 부안면 인촌리(현 봉암리), 인촌이 태어난 집과 방에서 그가 태어났다고 한다. “인촌은 ‘최첨단을 가든지 가장 낙후한 곳을 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최첨단 쪽으로는 머리가 좋지 않았습니다(웃음). 그래서 낙후한 해남으로 내려가 참다래 농사를 시작했던 겁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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