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보다 반성…호남 참패 강조
“마지막 기회 적극 부응해야”
낙선인사 첫 방문지 광주로
“마지막 기회 적극 부응해야”
낙선인사 첫 방문지 광주로
4·13 총선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시 꾸린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열린 첫 ‘2기 비대위 회의’에서 ‘자축’보다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세를 낮췄다. 특히 호남 참패를 곱씹으며 호남 민심 되찾기에 나서기로 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더민주가 원내 1당이 되는 데 크게 역할을 해주신 수도권 민심에 대해서, 한편 기쁘면서도 한편 매우 두려움이 있다. 표심이 과거와 달리 정당에 대해서 얼마나 냉혹하게 평가하는지를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다수의 비대위원들은 호남 28석 중 겨우 3석만 얻은 점을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경기 안양만안)는 “이번 총선은 우리 당에게도 변화와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압승하고 원내 1당에 올랐다고 하지만, 반쪽의 승리이다. 우리는 호남을 전부 잃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정성호 비대위원(경기 양주)은 “이번 선거는 더민주의 승리가 아닌 국민만의 승리다.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에서 준엄한 회초리를 들었다. 어렵게 주신 마지막 기회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민주는 20일 당선인 대회를 연 뒤 26일부터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호남과 충청, 부산 등 권역별로 ‘낙선인사’를 겸해 방문하기로 하고, 첫 방문지를 광주로 정했다.
전·현직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됐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돌아온 이개호 비대위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호남 민심이 우리 당에 이렇게 가혹한 패배를 안겨준 가장 큰 원인은 지난 대선 이후 잇따른 패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이 문제의 중심에 전·현직 당 지도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민주는 이날 정무직 당직자 인선도 일차적으로 마무리했다. 김종인 대표는 총무본부장에 자신의 오른팔로 일한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임명했다. 또 조직본부장에 이언주 의원, 전략홍보본부장에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수현 의원을 인선했다. 당 대변인에는 박광온 의원과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을, 대표 비서실장에는 박용진 당선인을 각각 선임했다. 김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중도·온건 성향 인사들로 ‘친정’ 체제를 구축한 것은 6~7월께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당내 잡음을 최대한 막아보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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