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무소속 후보가 13일 오후 세종시 도담동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정무적인 판단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기 때문에 당에서 받아줄 걸로 생각합니다.”
친노 좌장 이해찬(63)이 생환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배제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7선 고지에 올랐다.
세종시에 무소속 후보로 나선 그는 개표율이 72.93%를 기록한 14일 오전 1시 현재 45.07%(3만4763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새누리 박종준 후보는 35.2%(2만7151표), 더민주 문흥수 후보는 10.2%(7870표)를 득표했다.
이 후보는 개표 초반 박 후보에게 뒤처지기도 했으나, 밤 9시30분께 개표율 11.75%를 넘기면서부터 선두로 나선 뒤 격차를 벌리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그는 45.1%를 얻어 36.5%를 얻은 박 후보를 앞섰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 대한 개표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해찬”을 연호했고, 그는 감회 어린 표정으로 함께 박수를 치거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 후보는 “내년 정권교체는 저의 마지막 소임이다. 빠른 시일 안에 복당해 정권교체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적인 공천 배제라는) 당의 잘못된 판단을 시민이 바로잡아 주셨으므로 김종인 대표가 세종시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호남에서 더민주가 외면당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의 완성을 위해 혼신을 바치겠다. 세종시를 처음 설계했고 국무총리 시절에 추진한 도시라서 발전시키고 안정시킬 무한한 책임이 있다. 공약은 세종시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은 오후 5시께 세종시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자 “좋은 징조”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시 투표율은 전국 평균 58.0%를 크게 웃도는 63.5%로, 전남(6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최진혁 충남대 교수(자치행정학과)는 “이해찬 의원은 친노의 중심이다. 더민주는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약화됐고, 이 의원은 출당에 가까운 탈당의 어려움을 딛고 생존했다. 충청권의 맹주를 뛰어넘어, 복당하면 더민주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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