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안해…부끄럽다”
유승민 공천유보가 애정? “국민 너무 우습게 봐”
유승민 공천유보가 애정? “국민 너무 우습게 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후보등록 전날까지 미루는 등 최근 벌어진 새누리당 공천 상황에 대해 “유치원 수준”이라며 “자식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3일 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관위란 심판들이 모여 심판을 하는 곳인데, 룰도 없이 그냥 심판을 한다”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안한다”고 말했다. 또 전날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의 공천 결정을 미루고 있는 건 유승민 의원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고 애정의 표시’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우습게 보고 아무렇게나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천 진행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여권 핵심부에서 야당이 분열됐다는 안이한 인식에서 지금 이런 일을 벌인 것 같은데, (민심악화로) 새누리당 과반(150석) 의석이 이미 무너진 것 같다”며 “(공천을 통해) 여권 내 권력을 유지·강화하려다 권력 기반 자체가 흔들려버리는 것이다.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 의원의 주요 발언 내용이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 김현정> 새누리당, 결국 어제도 그냥 넘겼습니다. 내일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유승민 의원은 탈락을 못하게 돼 있죠. 따라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려면 시간은 오늘 탈당하는 길밖에 없는데. 여전히 새누리당 공관위는 가타부타 발표를 안 하는 겁니다. 어제 인터뷰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의 공천 결정을 미루고 있는 건 유승민 의원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고 애정의 표시다’ 말하면서 자진 탈당을 하라고 촉구했던 것, 여러분 기억하시죠? 과연 그럴까요? 이분은 어떻게 답할까요? 정두언 의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후보등록일 직전까지 이렇게 왔네요.
◆ 정두언> 참 부끄럽습니다.
◇ 김현정> 과거에도 ‘학살’이라고 불리는 공천들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렇게 발표를 안 하는 방식은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요?
◆ 정두언> 공관위가 심판들이 모여서 심판을 하는 것이잖아요. 심판들은 룰을 가지고 심판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룰도 없이 그냥 심판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안 하죠. 제가 볼 때는 거의 유치원 수준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결국은 급한 사람이 먼저 움직이도록 만드는, 그러니까 유승민 의원이 알아서 탈당하게 만드는 고사작전인 건가요?
◆ 정두언> 이제 다 드러났잖아요. 탈당해서 나가든지 출마하지 말든지. 출마하지 않기를 가장 바라겠죠.
◇ 김현정> 어제 출연한 홍문종 의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결정을 내려놓고도 발표하지 않고 스스로 나갈 기회를 주는 건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에게 갖추는 최대한의 예우다, 그나마의 애정표시다.
◆ 정두언> 코멘트할 가치가 없는 말이 돼서 코멘트하기가 갑갑하네요.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우습게 보고 아무렇게나 하는 말에 대해서 제가 코멘트하기가 싫습니다. 어쨌든 정치가 점점 천박해지는 것 같아서 개판스럽습니다.
◇ 김현정> 수도권 의원이시니까 누구보다 수도권 분위기 민감하실 텐데 지금 민심이 어떤가요?
◆ 정두언> 다니면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도처에 만납니다.
◇ 김현정> 어제 총선 패배 가능성까지 언급을 하셨어요. 패배의 기준을 어떻게 삼으시는 거예요?
◆ 정두언> 과반수가 기준이 되겠죠.
◇ 김현정> 새누리당이 150석도 못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 정두언> 이미 그건 무너진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 김현정> 새누리당 170, 180(석) 얘기 나오고 있지 않았습니까?
◆ 정두언> 그게 언제쯤 얘기입니까? 지금까지 그걸 까먹고 왔었잖아요. 이미 무너졌고요.
◇ 김현정> 지난 19대 국회가 152석까지 갔는데 그때보다 지금 상황이 여당으로서는 훨씬 좋은 지형 아닙니까, 야당이 분열이 됐기 때문에.
◆ 정두언> 야당이 분열됐다고 얘기들은 하는데요. 저희 지역구에서 보면 전혀 분열되지 않거든요. 여권 핵심부라는 데서는 지금 상황파악을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야당이 분열됐다는 그런 안이한 인식에서 지금 이런 일을 벌인 것 같은데. 실제로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는 거의 지지율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그게 무슨 분열입니까? 그러니까 잘못된 판단하에서 일을 벌이니까 이런 결과까지 온 것 같아요.
◇ 김현정> 수도권 의석은 어느 정도나 예상을 하세요?
◆ 정두언> 서울은 지난번에 16석(전체 48석) 얻었는데요. 저는 지난번보다 더 얻기 힘들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게 이번 총선 타격을 넘어서 결국 국정 하반기 레임덕까지 가져올 그 정도까지 보세요?
◆ 정두언> 총선 과반 넘기지 못하고 패하면 국정운영이 어려워지죠. 제가 그래서 소탐대실이라고 한 겁니다. 여권 내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거든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권력 기반 자체가 흔들려버리는 겁니다. 작은 거 얻으려다가 큰 걸 잃어버렸잖아요.
◇ 김현정> 어제 그러셨어요. 총선에 패배할 경우 이번 공천을 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건 물론이고 동시에 역사에 비루한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다.
◆ 정두언> 저는 그분들한테도 자식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자식들한테 부끄러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분들은 나름대로 기준을 계속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당 정체성과 맞아야 된다.
◆ 정두언> 사회자께서는 그분들이 제시하는 기준이 납득이 갑니까? 국민들이 납득을 못하는 겁니다.
◇ 김현정> 이쯤에서 떠오르는 게 공천 직전에 나왔던 살생건 논란입니다. 그때 정두언 의원이 김무성 대표한테 들었다면서 청와대발 살생부가 있다 그러셨어요. 그런데 크게 논란이 되자 김 대표는 그냥 시중에 도는 소문을 전한 거다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이 됐는데. 이 정도 되니까 생각해 볼 때 그 청와대발 살생부 진짜 있었던 걸까요?
◆ 정두언> 지금 사실로 다 드러난 거 아닙니까? 지금 결과적으로 다 그렇게 됐잖아요. 그 당시 김무성 대표 얘기가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정말 진지하게 그런 얘기를 한 겁니다. 그러고 또 본인이 도장을 안 찍겠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또 그런 상황까지 와버렸잖아요. 다 사실로 드러났는데 이제 와서 그것이 살생부가 뭐 소문이었다고 얘기할 필요도 없는 거죠.
◇ 김현정> 당으로서야 총선 패배가 심각한 문제겠지만 국민들이 볼 때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고요. 청와대가 여당에다가 살생부를 쭉 적어서 보냈다는 그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인 개입 아니냐 이 말씀이죠.
◆ 정두언> 그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총선 과정에서 심판한다는 거죠.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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