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대위 진통끝 재개
김대표, 비례대표 수정안 등 의결
대표몫 4명 순번도 비대위에 일임
김대표, 비례대표 수정안 등 의결
대표몫 4명 순번도 비대위에 일임
22일 오후 당무 불참 하루 만에 비상대책위 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대표에게 비대위원들은 “계속 당을 이끌어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고민할 시간을 달라”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여지를 남긴 채 국회를 나섰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셀프공천’ 논란과 당내 반발에 대해 7명의 비대위원들에게 자존심이 상했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는 비대위원들에게 “일반 당원들과 달리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사실상 질책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비대위원들은 “앞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계속 당을 이끌어달라”며 대표직 수행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비대위원 전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보였다. 비대위원들은 “중앙위 준비에 소홀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비대위원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하는 등 사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비대위원들이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들이 있었다. 비대위원 전원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단 김 대표는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8곳의 총선 후보자를 결정하고, 자신과 자신의 몫으로 할당된 비례대표 후보 등 4명에 대한 순번 결정은 비대위원들에게 일임했다.
하지만 그는 비대위원들에게 “비례 2번에서 내 이름을 빼라”고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고민할 시간’을 언급했지만 사퇴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비대위원들은 2번에 김종인 대표를 배치하고, 나머지 비례대표 순번 작업을 완료했다. 비대위원은 “진짜 2번을 비워두면 (김 대표가) 나가라는 소리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영선·우윤근·표창원·김병관 등 비대위원들은 이날 밤 비례대표 2번에 김 대표를 추천한 후보 명단을 들고 김 대표 자택을 찾았으나, 김 대표는 이들이 도착하기 직전 집을 나섰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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