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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TK ‘진박’ 후보들, 경선에서 우수수 탈락

등록 2016-03-20 16:34수정 2016-03-20 20:47

‘대구 진박‘ 6인 회동. 출처 : 이재만 예비후보 페이스북
‘대구 진박‘ 6인 회동. 출처 : 이재만 예비후보 페이스북
유승민계 김상훈 의원, 윤두현 전 홍보수석 꺾어
김재원 정희수 하춘수 전광삼 모두 경선 패배
대구 ‘진박’ 후보 중 자력 경선통과 거의 없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경선에서 대거 탈락해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대구 서구 새누리당 경선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상훈 의원이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꺾고 공천을 확정지었다. 유승민계가 대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혜훈 전 의원(서울 서초갑)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앞서 지난 19일 대구·경북지역 새누리당 경선 결과도 대통령 정무특보 등을 지낸 재선의 김재원 의원과 친박 3선 정희수 의원, 친박계가 적극 지원한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전광삼 후보 등이 경선에서 무더기로 패했다.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기무사령관 출신이자 비박계인 김종태 의원에게 여론조사 경선에서 패했다. 또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전광삼 후보도 옛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인 재선의 강석호 의원(울진·영양·영덕·봉화)에게 패했다. 정수성 의원(경주)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경찰청장을 지낸 김석기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정희수 의원은 이만희 전 경기경찰청장에 각각 패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대구 지역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등을 통해 유승민계 현역 의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형태로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했으나, 단수공천 등을 제외하고 경선을 통해 자력으로 후보가 된 경우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대구의 선거구 12곳의 경선 진행상황을 보면, 진박계로 분류되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선에서 같은 경찰 출신인 윤재옥 의원(달서을)에게 패했고,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가 적극 지원했던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은 유승민계인 권은희(북갑)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한 채 치러진 경선에서 2위 안에도 들지 못해 탈락했다. 서구에선 진박으로 분류된 윤두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현역인 김상훈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아직까지 공천방식을 확정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동을에서도 진박 후보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선 유 의원에게 크게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이른바 ‘진박 후보’로 불리는 정종섭 대구 동구 예비후보(전 행정자치부 장관)와 악수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이른바 ‘진박 후보’로 불리는 정종섭 대구 동구 예비후보(전 행정자치부 장관)와 악수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그러나 이처럼 대구에서 진박 후보들이 경선에서 모두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수공천 또는 친유승민계 컷오프 등을 통해 이미 대구 지역은 사실상 ‘진박’ 후보들로 뒤덮었다. 곽상도 전 청와대 수석(중·남)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갑)은 친유승민계 현역인 김희국 류성걸 의원을 각각 컷오프한 채 치러진 경선과 단수공천 등을 통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도 친유승민계 현역인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수공천됐다. 유승민계 컷오프가 아니었다면, 곽상도 전 수석과 정종섭 전 장관이 유승민계 현역 의원들과 경선에서 맞붙어 승리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또 주호영 서상기 의원을 컷오프한 수성을과 북을은 각각 여성,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해 사실상 진박계 후보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구의 12곳 선거구 가운데 컷오프나 단수공천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경선에서 승리한 진박 후보는 조원진 의원(달서병)이 거의 유일한 상태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오후 대구 동구 용계동 자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오후 대구 동구 용계동 자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처럼 대구의 ‘진박’ 후보들이 제대로 경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경쟁력에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4월 총선 이후 대구는 친박계 의원들로 모두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6명에 이르렀던 친유승민계 의원들은 모두 컷오프 당한 채 김상훈 의원이 유일하게 경선에서 승리한 상태이고, 유승민 의원 본인의 공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여서 친유승민계는 대구에서 이미 거의 전멸된 상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관련기사:새누리 경선, 청와대 출신 대거 탈락

▶관련기사:비박계 속속 무소속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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