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초등학교 인근 상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4·13 총선 격전지 르포
서울 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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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일대를 다니며 지역구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시장때 뉴타운사업 ‘양날의 칼’ 장관·당대표 지낸 5선 정세균 수성
지역구 관리·공약이행 등 점수높아 이날 낮 찾은 숭인1동 주민센터에서도 1층 강당에서 춤을 배우던 60~70대 댄스클럽 회원들은 만면에 화색을 띠며 오 전 시장과 악수를 했다. “실물로 보니까 더 낫네.” “그래도 새누리지. 조국을 이끌고 나가야지.” 여기저기서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부 박아무개(55·명륜동)씨는 “오세훈씨가 나온다니 반가웠다”고 말했다. “정세균씨는 싫은 것도 없지만 딱히 좋은 것도 없어요. 오세훈씨는 시장님 하실 때 이미지가 좋았던 것 같아요. 인물도 좋고.” 강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 후보는 벌써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제치고 3위에 올라섰다(리얼미터, 3월7~11일). 지난 17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46.4%를 얻어 정 후보(36.9%)보다 9.5%포인트 높은 지지를 받았다. 오차범위(±4.0%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과거 종로 수송동에 있던 중동중(현 강남 소재) 출신이란 것 말곤 특별한 연고가 없는 종로에 그가 출마를 결심한 것은 대선 후보로 가려는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오 후보는 “시장 시절 펼친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이 종로구였다. 또 정세균이란 야당의 거물급 중진 의원을 상대로 싸워서 선전하는 것이 당을 위한 기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당시 추진한 정책들이 되레 오 후보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창신·숭인 지구’ 뉴타운 사업이 대표적이다. 2007년 그가 추진했던 창신·숭인 뉴타운 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6년 동안 진통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매듭을 푼 이는 정 후보다. 정 후보는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지정 해제를 공약해 총선에 당선된 뒤 박원순 서울시장을 통해 이를 성사시킨 바 있다.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5091표 차로 이겼던 19대 총선 당시 정 후보는 홍 후보보다 창신·숭인동에서 4315표를 더 얻었다. 이 때문인지 숭인동 민심은 정 후보에게 비교적 넉넉했다. 18일 아침 동묘앞역에서 만난 이아무개(78)씨는 출근길 인사에 나선 정 의원에게 다가와 덥석 손을 잡았다. “덕분에 우리집 새로 지었어요. 고마워요.” 이씨는 “정 의원님이 (뉴타운 지정 해제) 해준대서 주민들이 죄다 (19대 총선에) 정 의원님을 밀어줬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뉴타운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 창신·숭인동 주거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다”며 ‘결자해지’를 약속하고 있지만 이 지역 주민 일부는 4년 만에 다시 만난 오 후보에게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 김아무개(56·숭인동)씨는 “뉴타운 지정해놓고 도망친 생각을 하면 오 전 시장은 못 찍겠다. 그것 때문에 주민들이 서로 아귀다툼을 벌였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에게 관건은 웅크리고 있는 ‘부동층’이다. “뭐(공약)가 있어야 투표를 할 거 아녜요.” 명함을 주고 돌아서는 한 후보의 뒷모습을 팔짱 낀 채 바라보던 이준헌(42)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균관대 앞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씨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는 “9천원짜리 통닭 한 마리도 안 사 먹을 정도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믿기 어렵다”며 “후보들이 공약을 제대로 내놓으면 그걸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 갈등 해결 앞장서겠다” ‘심상정 정책특보’ 정의당 윤공규
“청년·여성 일자리 정책 등 강조”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거리서 매일 연설회하며 정책홍보 이 지역은 더민주는 물론 국민의당과 정의당, 원외 정당인 노동당과 녹색당까지 야 5당이 모두 후보를 냈다. 출사표를 낸 박태순(53) 국민의당 국민소통기획위원장, 윤공규(53) 정의당 종로구위원장, 하승수(48)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한울(37) 노동당 부대표는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주민들을 파고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도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을 지낸 박태순 후보는 부안 핵폐기장 사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 등 다양한 갈등 현장들을 연구해온 갈등조정 전문가다. 그는 “수없이 많은 현장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를 통합해온 활동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갈등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정책특보를 맡고 있기도 한 윤공규 후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정책 등을 살펴온 만큼 선거에서도 이런 면모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수 정당에 불리한 선거제도에 저항하는 의미로 500만원 범위에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한 하승수 후보는 매일 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열며 기본소득 도입, 탈핵 에너지 정책 등 녹색당의 정책을 알리고 있다. 그는 “지역 청년들에게 녹색당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엄지원 김지훈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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