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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민사찰법 반대”…야당의원, 4~7시간씩 ‘혼신의 연설’

등록 2016-02-25 19:28수정 2016-02-25 22:31

박 대통령 취임 3년…필리버스터 계속

유승희, 해킹·감청 조목조목 비판
최민희, PPT 사용 막자 피켓으로
김제남, 시민 글 200여개 소개
신경민, 고성 조원진에 “퇴장을”
강기정, 선진화법 회고하며 ‘눈물’
테러방지법 표결 저지를 위해 25일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유승희ㆍ최민희 의원, 정의당 김제남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경민·강기정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이정아 기자 woo@hani.co.kr, 연합뉴스
테러방지법 표결 저지를 위해 25일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유승희ㆍ최민희 의원, 정의당 김제남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경민·강기정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이정아 기자 woo@hani.co.kr,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취임 3주년인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선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쉼 없이 계속됐다. 야당 의원들은 4~7시간씩 번갈아가며 단상에 올라 테러방지법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24일 밤 10시20분 박원석 정의당 의원의 바통을 받은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러방지법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테러하는 불상사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감청과 국가정보원 해킹프로그램 아르시에스(RCS)의 문제점 등을 지적해 나갔다. 새벽 3시40분까지 5시간20분 동안 단상에서 버틴 유 의원은 피곤한 표정으로 잠시 말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거나 허리를 움직였다. 10여명의 야당 의원들도 졸음을 쫓아가며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새벽 3시40분 단상에 오른 최민희 더민주 의원은 “이름만 테러방지법이지, 사실상 국정원 강화법, 중정 부활법, 공작정치 합법화법, 국민사찰법이 될 여당의 국민기본권 말살법에 반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20시간 동안 준비한 자료를 상자에 담아 온 최 의원은 특유의 빠르고 또박또박한 말투로 하나씩 읽어내려갔다. 아침 7시40분께 더민주 소속의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벌써 4시간째인데 말씀을 빨리 하셔서 속기록 분량은 8시간이다. 물 마셔 가면서 천천히 하세요”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 등을 정리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본회의장에 띄우는 것을 사전에 정의화 의장이 허락하지 않자, 최 의원은 “비(B) 플랜이 있다”며 피켓을 활용했다. 5시간21분 만인 오전 9시1분에 단상에서 내려온 최 의원은 시금치죽을 먹으며 “아직도 힘이 펄펄~”하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7번째 주자’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취임 3주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입을 뗐다. “국회를 향해서, 국정원장을 앞장세워서, 국회의장까지 압박해서 직권상정하게 만들었던 박 대통령의 취임 3주년인 오늘, 국민 안보는 없고 정권 안보만 보입니다.” 이어 김 의원은 시민들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 ‘필리버스터닷미’(filibuster.me) 등에 올라온 시민의 글 200여개를 3시간 넘게 찬찬히 소개했다.

발언 시작 7시간5분 만인 오후 4시7분, 김 의원은 신경민 더민주 의원에게 단상을 넘겨줬다. 앵커 출신인 신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국정원 댓글사건 등 ‘5대 국정원 범죄’를 스토리텔링 식으로 풀어냈다. 신 의원이 자신의 저서 <국정원을 말한다>에서 댓글사건 당시 수사 축소·은폐를 지시한 의혹을 받은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관련된 대목을 읽자, 본회의장에 있던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신 의원은 “조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고 밖으로 나가라. 퇴장 조치해 달라”고 응수했다. 이날 20~30대 청년 수십명이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을 찾아 필리버스터를 지켜봤다.

신경민 의원 다음으로 저녁 8시56분에는 이날 더민주의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공천 탈락이 사실상 확정된 강기정 더민주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강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도입 전인 18대 국회에서 미디어법 직권상정 반대와 예산안 처리 반대 과정에서 상대 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벌금형을 받은 사실 등을 회고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몸싸움이 사라지고, 무제한 토론을 가능하게 한 국회선진화법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서보미 이유주현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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