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승강기를 함께 타고 공관위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민주 현역 1차 ‘컷오프’
“공천면접 오지 않아도 됩니다”
24일 친전편지 형식 통보키로
48시간 이의신청 기간 부여
25~26일 해당의원 확정발표
“공천면접 오지 않아도 됩니다”
24일 친전편지 형식 통보키로
48시간 이의신청 기간 부여
25~26일 해당의원 확정발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23일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의 ‘봉인’을 해제했으나 대상자에 대한 통보는 하루를 미뤄 24일에 하기로 했다. 현역 의원들은 이날 하루종일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대상에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술렁였다.
이날 홍창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장과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만나 당 금고에 보관돼있던 현역의원 평가 결과를 열람했다. 애초 이날 컷오프 대상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하기로 했지만 공천관리위는 회의 끝에 의원 전원에게 친전(편지)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24일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친전 마지막 부분에 ‘공천 면접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컷오프 대상 여부를 표시할 예정이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의원 개인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격식과 예의를 갖추는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컷오프 결과를 홍 위원장과 조 위원장 두 사람만 열람하고 명단의 보안을 유지한 가운데 1차 물갈이 대상은 비례·지역구 의원 모두 최대 21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구성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소속 의원 127명(지역구 106명, 비례 21명)을 기준으로 하위 20%인 25명(지역구 21명, 비례 4명)을 추려내기로 했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더민주 공천관리위는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성곤·문재인·신학용·최재성 의원 4명은 공천에서 배제된 걸로 간주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의원은 하위 20%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해 최대 17명이 컷오프 대상이다. 평가자료를 다 내지 않고 여론조사 평가를 받지 않은 탈당 의원들이 하위 20%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커서 17명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현역 의원 개개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결과인 만큼 컷오프 명단 개봉과 해당 의원 통보는 ‘철통 보안’ 속에 이뤄졌다. 애초 선출직평가위는 지역여론조사·의정활동·다면평가 등을 지표로 현역의원을 평가하고 그 내용을 숫자와 영어 등으로 암호화한 뒤 당사 금고에 보관해왔다. 조은 위원장이 개인 은행금고에 보관해둔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있는 자료를 합쳐야 의원들의 이름과 점수를 알 수 있는 방식이다. 현역의원들에게 개별통보 하기 전까지 자료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던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와 본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로 모였다. 하위 20% 컷오프는 물론이고 3선 이상 중진의원 하위 50%, 재선 이하 의원 하위 30%를 심사해 추가로 공천배제하겠다는 공천관리위의 방침에 더민주는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호남의 한 3선 의원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깜짝깜짝 놀란다. 지금 모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 보좌진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당직자는 “진작에 현역의원들 중에 살신성인하겠다는 자세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흐름이 있었다면, 이런 풍경이 벌어지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컷오프 대상 의원들은 48시간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당에서는 이상이 없을 경우 해당 의원 명단을 25~26일 사이 발표할 방침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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