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주인공인 산악인 엄홍길(50) 대장이 지난 5일 서울 종로5가 신진시장 내 한 음식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으로부터 4·13 총선 비례대표 제안을 받은 바 있는 산악인 엄홍길(56) 대장이 “지금은 정치할 때가 아니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지난 5일 엄 대장을 만나 인터뷰한 뒤 9일 이를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엄 대장은 정치 입문 계획을 묻는 말에 손사래를 치면서 “히말라야에 네팔 어린이를 위한 학교 16개를 세우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지금은 정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엄 대장은 “제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 있다. 제 꿈을 이루게 해준 히말라야에 제가 받은 것을 우선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설립한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 어린이에게 학교 16개를 지어주는 ‘휴먼 스쿨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현재 13번째 학교가 착공에 들어갔고, 오는 22일 11번째 학교 준공식이 열린다. 새누리당은 최근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둑기사 조훈현, 산악인 엄홍길,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씨 등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엄 대장은 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뒤 하산 길에 숨진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려고 엄 대장이 ‘휴먼원정대’를 꾸려 등반에 나선 11년 전 실화를 각색한 영화 <히말라야>를 6번 봤다며, “장례식장 장면과 죽은 무택이를 발견한 장면에서 계속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특히 자신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엄 대장은 당시 공기가 무척 건조하고 가쁜 호흡으로 찬 공기를 계속 들이켜 거친 쇳소리가 나던 자신의 목소리를 황정민이 그대로 연기한 점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엄 대장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이상 16좌(봉우리)를 등정한 산악인이지만, 38번의 도전 끝에 20번 완등, 18번 실패했다. 그 사이 후배 대원 6명과 셰르파 4명을 잃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디지털뉴스팀
‘엄홍길 휴먼재단’의 엄홍길 상임이사(앞줄 오른쪽 둘째)와 롯데홈쇼핑 직원들이 지난해 1월 네팔 푸룸부 ‘쓰리머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풍선을 선물하고 있다. ‘엄홍길 휴먼재단’은 지난 2009년 에베레스트산 아래 팡보체 지역에 처음 ‘휴먼스쿨’을 세운 뒤 타르푸, 룸비니, 비레탄티 등 11개 지역에 학교를 세웠고, 푸룸부 지역에는 롯데홈쇼핑의 후원으로 짓는다. 푸룸부/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히말라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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