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와 부산지역 예비후보들이 5일 오후 부산역에서 고향을 찾은 시민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4·13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주요 격전지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서울 종로를 제외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야당 현역의원들에게 밀리고, 텃밭인 대구에서도 ‘진박 몰이’가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5일 <와이티엔>(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격전지 10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진 전 의원 모두 현역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맞대결에서 ‘오세훈 44.7% 대 정세균 41.7%’ ‘박진 42.1% 대 정세균 40.1%’로 나왔다. <에스비에스>(SBS)가 티엔에스에 의뢰해 지난 1~3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오 전 시장(43.1%)은 정 의원(39.0%)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하지만 안대희 전 대법관을 투입해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마포갑에서는 새누리당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 와이티엔 조사에서 노웅래 더민주 의원이 50.5%로 안 전 대법관(35.8%)을 14.7%포인트 앞섰다.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을 노 의원과 맞붙여봐도 노 의원(48.3%)이 강 전 의원(37.0%)을 11.3%포인트 앞선다.
서울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33.1%,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29.1%, 이동학 전 더민주 혁신위원 13.2%로 나타났다. 3자 대결 구도일 때 안 대표에게 도전장을 낸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오차범위 안에서 추격하는 모습이다.
우상호 더민주 의원과 이성헌 새누리당 전 의원의 5번째 맞대결로 관심을 끄는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우 의원이 43.3%로 이 전 의원(29.4%)을 13.9%포인트 앞서고 있다.
경기 고양덕양갑에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41.3%로, 새누리당의 손범규 전 의원(36.2%), 박준 더민주 지역위원장(8.9%)에게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구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수성갑에서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28.3%에 그쳐, 50.1%를 얻은 더민주의 김부겸 전 의원에게 21.8%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비에스 조사도 김부겸 52.2%, 김문수 30.8%로 비슷한 흐름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역 승강장에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열차에 오르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친박근혜계의 ‘진박 몰이’로 내전이 치열한 대구 동을에서도 민심이 매서운 것으로 보인다. 와이티엔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50.0%를 기록해, 29.2%에 그친 친박계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20.8%포인트 차로 앞섰다. 새누리당 지지층으로 좁혀도, 유 의원(51.6%)이 이 전 구청장(37.0%)과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했다. 유 의원은 에스비에스 조사에서도 54.0% 대 26.2%로 이 전 구청장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은 야권 분열로 혼전 양상이다. 와이티엔 조사에서 광주 북갑은 강기정 더민주 의원과 국민의당 김경진 변호사가 맞대결하면 김 변호사가 52.3%로, 강 의원(33.8%)을 앞섰다. 국민의당 후보를 김유정 전 의원으로 놓고 조사하면 강 의원 41.7%, 김 전 의원 38.5%로 나타났다. 반면 전남 순천·곡성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더민주(노관규·김광진·서갑원), 국민의당(구희승)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30%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광주 광산을은 더민주의 이용섭 전 의원이 46.0%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28.1%)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에스비에스 조사에서 나타났다.
와이티엔과 에스비에스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