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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최경환, 코미디보다 코미디 같은 ‘진박 투어’

등록 2016-02-04 19:14수정 2016-02-05 17:38

“붓글씨 잘 쓰는 걸 보니 진실한 사람”
“대통령 생신날에 개소식…이 정도 돼야 의원”

품격과 거리 먼 황당한 말 쏟아내
“대구가 잘돼야 경북도 떡고물”
노골적으로 지역주의까지 부추겨
최경환의 ‘진박 감별법’
최경환의 ‘진박 감별법’
박근혜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로 꼽히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입’은 거침이 없었다. 최근 4박5일간 영남 전역을 누비는 ‘진박 인증 투어’에서 최 의원은 당내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분열’의 말들을 쏟아냈다.

최 의원의 진박 감별 기준은 ‘내 맘대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이던 지난 2일,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대구 서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한 최 의원은 “참 감각이 탁월하다”며 시작부터 윤 전 수석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개소식 날짜를) 오늘 박 대통령 생신날로 뽑았죠. 그 정도는 돼야 국회의원을 한다니까”라고 ‘진박 인증’을 완료했다.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더욱 기이한 이유가 ‘진박 인증’에 동원됐다. 최 의원은 “정 후보가 붓글씨에 일가견 있다. 우리 또래 중에 붓글씨 잘 쓰는 사람이 없는데, 진실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곧이어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정 장관은 진지한 표정으로 ‘수의불이심’(守義不移心·의리를 지키고 마음을 바꾸지 않음)이라고 붓글씨를 썼다. 최 의원은 진박 논란에 대해 여러 차례 “코미디 하듯 하지 말라”며 발끈했는데, 정작 본인이 희화화를 자초한 것이다.

최 의원은 “2007년 박근혜 대표 경선 때 내가 종합상황실장을 했고 이헌승 의원이 수행단 부단장을 했는데 뚝심있는 사람이다. 진실한 사람과 함께해야 진실한 사람 아닌가”(2월1일 이헌승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라며 자신과의 친분을 진박의 이유로 내세우기도 했다. ‘친최’(친최경환계)가 진박이 된 셈이다.

또 최 의원은 자신과 친한 박대출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최일선에 있던) 그런 사람들이 조금 더 잘돼야 정의로운 사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최 부총리께서 아우를 위해 진주를 찾아주셨다. 사적으로 형님으로 모신다”며 최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최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찍힌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일부 대구 현역 의원을 겨냥해선, “스스로 뭔가 좀 꿀리는 사람이 반기를 든다”, “표 찍어주면 입 싹 닦는 사람이 있다”며 ‘배신의 정치인’ 이미지를 덧씌웠다.

‘티케이(대구·경북) 당대표’로 불리는 최 의원은 “우야든동(어찌됐든) 대구·경북이라도 똘똘 뭉쳐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켜야 한다”, “대구가 잘되어야 저희 경북도 떡고물이 좀 떨어질 수 있다”며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 이후 당 접수 등을 위해 최 의원이 진박 감별을 빙자한 ‘최경환 키즈’ 만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4일 지역을 옮겨 수도권에 ‘상륙’한 최 의원은 전하진 의원(경기 성남분당을)과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경기 성남분당갑)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진박 인증 정치’를 이어갔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관련 영상] ‘진박 어벤저스’ 권력자 레임덕을 막아라 /더 정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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