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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표창원 “대북 확성기 효과있다면, 국정원 대선 댓글도 마찬가지”

등록 2016-01-13 19:40수정 2016-04-26 10:45

TV조선 <정치부장 이하원의 시사Q> 화면 갈무리
TV조선 <정치부장 이하원의 시사Q> 화면 갈무리
TV조선 출연, 국정원 대선 댓글 관련 언급
반기문 위안부 발언 두고도 진행자와 설전
표창원(50) 범죄과학연구소장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출연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댓글 사건’을 두고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리의 대북 확성기가 심리전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다면, 사이버상에서 이뤄진 대선에서의 여론전도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표 소장은 12일 TV조선의 <정치부장 이하원의 시사Q>(▶바로 가기)에 출연해 이하원 정치부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0분가량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 부장이 우선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됐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자 표 소장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16일 밤 10시에 이뤄진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부적절했다는 것이 판결문에 들어가 있다”며 “다만 무죄 판결의 의미는 의도와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즉,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서 고의로 허위 거짓임을 알면서도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는지에 대한 검찰의 기소 사유가 증거로서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그 부분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사법적인 판단 외에 정치적으로 그리고 행정적으로 경찰 지휘관으로서 적절한 행동이었느냐는 부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 부장이 이어 “국정원이 영향을 일으키려고 했다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트보다는 훨씬 더 사람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여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표 소장은 “법원에서도 검찰이 증거를 제시했지만, 트위터는 가장 활발히 소통이 되는 SNS의 대명사인데 그곳에 국정원이 2633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를 가지고 중복해서 올리면서 일베 이야기를 1100만건 전파시켰다”며 “이것을 다시 군 사이버사령부가 전파를 시키고, 그 다음에 십알단이라는, 목사이면서 새누리당 대선 사이버기획단장으로 임명장까지 받은 윤정훈 전 목사가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민간인 동원해서 전파했다. 이건 엄청나게 심각한 사이버상 정보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이 부장이 규모 면에서 다수가 아니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워터게이트를 이뤄낸 건 5명”이라며 “수사를 통해 특정 사이트 외에 트위터와 포털 사이트에서도 행해진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이 “그 사건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것이었느냐”고 하자, 표 소장은 특유의 반문 어법으로 “북한 핵실험에 대해 우리가 대북 확성기를 틀고 있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 부장이 “많은 탈북자들이 효과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고 답하자, 표 소장은 “그것이 심리전의 효과이고, 사이버상에서 이뤄진 것이 대선에서의 여론전이었다”며 “대북 확성기가 효과가 있다면 당연히 우리 국민을 상대로 행해진 엄청나게 많은 사이버 여론전도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이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걸로 들릴 수가 있다”고 말하자, 표 소장은 “그래서 제가 초기에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명령을 내려주시고, 막힘없이 모두 철저히 수사하고 전 정권에서 행해진 일들을 내놓고 사과를 깨끗하게 하고, 지난 정권 문제를 털고 가시라고 박근혜 대통령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올해 초 발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표 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이 부장이 “반 총장을 두고 ‘유럽 언론에서는 미국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셨는데, 너무 많이 나간 얘기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SNS에) 올렸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에 표 소장은 “유럽에서의 유엔 총장의 역할에 대한 비판을 인용한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를 양쪽에서 압박해 주도했다”고 대응했다. 이 말에 대해 이 부장이 “제가 대한민국 외교부를 가장 많이 출입한 사람 중에 한 명인데, 이번 합의가 부족했던 것은 맞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했다는 건 대한민국 외교와 주권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표 소장은 “그건 주관적인 표현”이라며 “이번 합의가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라고 영국의 BBC도 방송을 했고, 타임즈와 가디언도 그렇게 보도를 했다”며 “이번 합의의 가장 승자는 미국이고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시선이 국제 사회에서 보는 일관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이 “그건 너무 더민주(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정치적인 공세 아닌가”라고 하자, 표 소장은 곧바로 “부장님 말씀 자체가 정치적인 공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되받아쳤다.

누리꾼들은 표 소장의 답변 내용을 공유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스폰지밥’은 “범죄 심리학이 베이스인 분이라 절대 멘탈이 흔들리는 법이 없다”고 했고, ‘혼나볼래’는 “대북 확성기 유도질문 대박”이라고 했다. ‘시골 백수’는 “표창원 소장 같은 분이 자기 뜻 이루지 못하고 씁쓸히 정계에서 퇴장하는 그런 정치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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