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전술핵 무기 배치 문제를 분명히 반대한다는 것이냐”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부 ‘안보 무능’
국방위 전체회의 열어
“북에 뒤통수맞기 일쑤”
국방장관도 “보완 필요”
국방위 전체회의 열어
“북에 뒤통수맞기 일쑤”
국방장관도 “보완 필요”
여야는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정부 당국의 ‘정보 무능’에 질타를 쏟아냈다.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는 ‘깜깜이 정보 당국’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국방위에서 유재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1~3차 핵실험과 달리 이번은 사전 예고와 주변국 통보가 없었다. 이번 실험 직전까지 집중 예의주시했지만 은밀한 준비로 임박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 김정은이 7차 당대회를 앞두고 수소폭탄 개발을 공언한 상황에서 (핵실험장 주변에서) 갱도공사, 중장비 움직임까지 포착됐다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보도까지 나왔는데도 정보당국은 핵실험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북한 핵실험 자체보다 국민이 더 크게 걱정하는 것은 사전 탐지도 못하고, 대책 없이 당하고, 북한에 뒤통수 맞기 일쑤인 안보무능”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우리 정보력에 뭐가 부족한지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국방부가 기상청 발표로 (핵실험 사실을) 얘기하는 건 국민들이 봤을 때 국방부가 능력면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이 북한 핵실험 12분 뒤인 6일 오전 10시42분에 기상청을 통해 처음으로 상황을 인지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달 김정은이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을 말했을 때 우리 당국은 ‘수사적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끝났다”며 “업무 태만인지, 전문성이 없는 건지, 무책임인지 그때 왜 그리 발표했느냐”고 따졌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의원들의 지적에 “주요 전략적 목표에 대해서는 집중 감시하고 있으나, 어떤 고정된 의식 속에서 정보활동을 하거나 판단하거나 하는 게 있었다”며 “(정보 활동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각 당 회의에서도 군·정보 당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핵실험 3년 주기설’에 따라 어느 때보다 핵실험 가능성이 높은 시기였지만, 군과 정보당국은 눈뜬 장님마냥 구경만 하고 있었던 셈”이라며 “(휴전선) 노크 귀순과 지뢰 도발에 이어서 이번 핵실험 징후 파악 실패까지 거듭되는 정부의 ‘안보무능 3종 세트’에 깊은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북한 4차 핵실험의 가장 핵심은 우리가 몰랐다는 사실이다. 군도 정부도 몰랐다는 사실에 국민은 충격을 받았고 세계도 놀랐다”며 “이런 정보상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이번 핵실험의 교훈“이라고 에둘러 당국을 비판했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 CIA(중앙정보국)도 몰랐던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를 탓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황준범 이세영 기자 jaybee@hani.co.kr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한 수소탄 실험 등 현안보고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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