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의원식당에서 열린 선거구획정을 위한 ‘4+4 회동’에서 서로 엇갈리며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갤럽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5%로 추락했다. 지난 2월 당 대표 취임 뒤 호남 지지율로는 가장 낮은 수치이자,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한 자리수 지지율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표가 광주에서 기록한 92%의 득표율에 견주면 참혹한 수준이다.
13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차지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문재인 대표의 전국 지지도는 12%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3%)와 박원순 서울시장(1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지도로 보면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1% 포인트 오른 수치다. 하지만 광주·전남·전북 지역 지지율은 5%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야권 내 경쟁자인 박원순 시장(26%)과 안철수 의원(14%), 여당 유력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9%)에 뒤지는 것은 물론, 여권 군소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상 4%)과 비슷한 수치다.
문 대표 쪽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문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은 <한겨레>와 만나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표본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갤럽 조사의 호남지역 표본은 103명밖에 되지 않는다. 관련 업계에선 무작위추출의 경우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 최소 표본 수를 대략 200명 안팎으로 본다. 수치 자체가 갖는 무게는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야권 안팎에선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 하락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본다. 갤럽조사를 보면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4월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10% 중후반을 오가다 지난달 처음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13%(7월2주차)→18%(8월2주차)→19%(9월2주차)→8%(10월2주차)→5%(11월2주차)의 흐름이다.
문 대표 쪽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비주류의 흔들기가 계속되는 것도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 대해 호남권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소외·실망감을 치유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41%에서 1%포인트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1주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48%로 역시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 39%, 새정치민주연합 22%, 정의당 4%였다.
이번 결과는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12명을 상대로 벌인 휴대전화 면접 조사 결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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