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위해 모든 야권 뭉쳐야…
내년1월까지 통합전당대회”
‘갈등불씨’ 될지 ‘통합물꼬’ 될지 주목
문대표쪽은 “이미 지나간 얘기” 시큰둥
내년1월까지 통합전당대회”
‘갈등불씨’ 될지 ‘통합물꼬’ 될지 주목
문대표쪽은 “이미 지나간 얘기” 시큰둥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이 내년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 탈당·신당파를 포함한 모든 야권이 ‘빅텐트’ 안에 뭉쳐야 한다며,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이런 ‘통합 전대’ 주장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재신임 논란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당내 계파 갈등에 불을 지피는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통합의 물꼬를 트게 될 수도 있다.
박 의원은 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 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데 부인하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며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박주선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당 밖에 나가신 분들을 빅텐트 속에 끌어들여야지 진정한 의미의 국민 감동과 (총선) 승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올해 12월 중순이나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문재인 대표는 물론 탈당·신당파 등이 야권의 모든 세력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의 주장은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 국면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 쪽에서 제기했던 ‘조기 전대’개최 요구와 결을 같이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박 의원과 가까운 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당시 비주류의 주장이 ‘문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당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는 반면, 박 의원의 주장은 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 통합의 발판을 만들자는 데 강조점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작게는 당내 친노(친노무현계)-비노, 크게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통합’을 위한 정치적 기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문 대표 쪽에서는 철 지난 당 대표 흔들기의 반복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전대 주장은) 이미 지나간 얘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등을 통해 정치적 ‘재신임’을 받게 되면서 이미 전대 주장 필요성은 소멸됐다는 것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문 대표를 중심으로 통합하고 혁신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야권의 중심에 서서 통합을 추진하는 게 순서”라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의 계획은 그간 당내 친노-비노계 갈등에서 비켜나 중간 지대에 머물러온 중도성향의 전·현직 중진의원들의 모임인 ‘통합행동’과 함께 빅텐트를 치기 위한 통합 전대를 추진하겠다는 것 같다. 하지만 통합행동 내부에서도 박 의원이 너무 진도를 앞서 나갔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영길 전 시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통합전대 주장은 박 의원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병두 의원도 “당이 하나가 되는 게 우선이고, 야권 전체가 참여하는 더 큰 판을 만드는 건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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