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회장 출신으로 재계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꼽히는 현명관 마사회장이 산하 재단인 렛츠런재단에 지인과 삼성 출신 인사들을 대거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현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마사회 자문위원 30명 가운데 17명을 삼성 출신 또는 삼성 관련 인사로 채운 사실을 지적받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새정치연합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마사회 산하 렛츠런재단은 7명의 이사 전원을 삼성 및 범삼성 계열사, 전국경제인연합회 출신 인사들로 채웠다. 이사진 가운데 고아무개, 양아무개 이사는 각각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과 삼성 에버랜드 임원 출신이며, 이아무개 이사는 현 회장이 삼성그룹 비서실장을 지낼 당시 비서실에서 함께 일했다. 전경련 출신인 또다른 이아무개 이사는 현 회장이 전경련 상임부회장으로 있을 때 산업조사본부장이었다. 지난해 설립된 렛츠런재단은 청년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취약계층 복지증진 사업 등을 추진하는 사회공헌재단으로 마사회 전체 기부금 149억원의 절반인 75억원이 이 재단을 통해 집행됐다.
렛츠런재단 이사들 가운데 당연직 이사 1인을 제외하고 전원이 현 회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창조와혁신’ 이사와 정회원으로 활동중인 사실도 확인됐다. 창조와혁신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외곽조직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은 “마사회 고유 업무와 관련없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사회 기부금의 절반을 몰아주고, 재단 이사진을 삼성 출신 인사와 지인들로 채운 것을 보면, 현 회장이 공익기업인 마사회를 개인기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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