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회견서 “혁신안 부결돼도 대표직 사퇴” 배수진
“탈당·신당 얘기하며 당 흔들어…당의 기강 세워야”
“탈당·신당 얘기하며 당 흔들어…당의 기강 세워야”
공천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반발과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력에 직면해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재신임 승부수’를 던졌다.
문 대표는 9일 오후 2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단결과 통합을 통해 이기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국민과 당원에게 묻겠다고 밝혔다.(▶ 바로가기 : [전문] 문재인 대표 기자회견문)
문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재신임을 얻지 못하는 어떤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재신임과는 별개로 혁신안이 부결돼도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문 대표는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며 “탈당과 분당,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이 시점에서 재신임을 묻는 이유가 “당을 지키고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 절차의 방법과 시기에 대해선 추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거취에 대해 국민-당원 여론조사 방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당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16일 중앙위원회의 혁신안 표결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문 대표 쪽 관계자는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는 대표직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비주류의 압박이 거세지고, 자신의 대선 후보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 외엔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전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공천 혁신안을 둘러싼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자, 저녁 노영민 의원 등 측근 의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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