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열린 ‘대구 시민과의 오찬’ 행사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문시장 방문하며 김희국·김상훈 의원 안 불러
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대표적 측근
대구지역 다른 의원들도 초청 안해…여론 의식?
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대표적 측근
대구지역 다른 의원들도 초청 안해…여론 의식?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대구시 업무보고와 월성 유적 발굴 현장을 찾아 대구와 경주를 잇따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난 4월 제7차 세계 물포럼 개회식 이후 5개월 만이다. 임기반환점(8월25일)을 돈 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첫 국내 행선지로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것은 대구·경북(TK)의 핵심 지지세력 결집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를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방문지인 서문시장은 ‘창조경제’, 월성 유적은 ‘문화융성’이라는 박 대통령의 하반기 중점 국정과제와 연결지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대구시민 310여명과의 오찬에서 “산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 한고비를 흔히 ‘깔딱고개’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대구도, 지금 고비만 잘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환영사에서 “중국에 가셔서 대구산 선글라스 쓰고 열병식을 보시고, 통일외교의 지평이 한-미 동맹에서 한-중 동맹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 열병식 참관 당시, 대구지역 중소업체 ‘시선’의 선글라스 제품을 썼다. 박 대통령은 이어 대구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는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초청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대구시민과의 오찬이 열린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달성)이고, 서문시장은 같은 당 김희국(중·남구)·김상훈(서구) 의원 지역구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유승민 전 원내대표 측근 의원들이다. 대구지역 한 의원은 “통상 대통령이 방문하면 지역 의원들도 함께하는데, 이번엔 아무도 초청받지 못했다”며 “시민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기 위해 청와대 쪽에서 의원들을 부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앞서 강원·인천·경북 업무보고 때는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거나 현장방문을 함께 한 바 있다. 청와대 쪽에서 알아서 ‘심기 경호’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신라 옛 왕궁 터인 경주시 인왕동 월성 유적 발굴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이 발굴중인 유적을 직접 찾은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5년 경주의 신라고분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방문한 이래 40년 만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함께했다. 월성 궁궐 터는 1970년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발굴계획을 세웠으나 착수하지 못했다가, 올해 3월부터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최혜정 김경욱 노형석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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