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해 ‘관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 장관 “이런 일 없도록 깊이 유념”
건배사 비판여론에 사흘만에 사과
문재인 “사퇴 않으면 탄핵받아야”
최경환 발언은 선관위 처리따라 대응
건배사 비판여론에 사흘만에 사과
문재인 “사퇴 않으면 탄핵받아야”
최경환 발언은 선관위 처리따라 대응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이라는 건배사를 해 ‘관권 선거’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28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은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라며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는 등 정 장관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 말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게 돼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갑작스런 건배사 제의를 받고, 건배사가 익숙하지 않아 마침 연찬회 브로슈어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하게 됐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정 장관의 사과는 ‘총선 필승’ 건배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사흘 만에 이뤄졌다. 그는 사퇴 의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관으로서 제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장관직에서 물러날 뜻은 없다고 못박았다.
야당에선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그 말 한마디로 정 장관은 선거사무를 관장하는 행정자치부의 장으로서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공정하고 단호한 자기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열린 당 의원 워크숍에서 “선거 주무장관이 여당과 총선 필승을 외친 것은 당당히 (장관)직을 내려놓고 처벌받을 일이다. (정 장관은) 스스로 직을 안 내려놓으면 탄핵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탄핵소추안 발의로 선거 주무장관으로서 정 장관이 한 발언의 위법성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발의 시점은 좀 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129석)이 탄핵소추안을 발의(재적의원 298명 중 3분의 1 이상 동의)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새누리당(159석)의 반대로 재적 과반을 채우지 못하면 이를 의결할 수 없는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없이 덕담 수준에서 한 말이지만 부적절했다고 사과한 사안에 대해 야당이 탄핵소추를 주장하는 건 과도한 정치공세”(이장우 대변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정치연합에선 일단 정 장관과 함께 ‘총선에 도움이 되도록 (경제정책을) 하겠다’고 발언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이상, 선관위의 처리를 봐가며 이후 공세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정애 음성원 기자 hongbyul@hani.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자리에 앉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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