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미국서 ‘일원화’ 피력 뒤
조원진 “상임위 통해 살펴볼 계획”
강은희 “학생들 실제로 1종만 배워”
학자들 “언론 통폐합하잔 얘기 같다”
조원진 “상임위 통해 살펴볼 계획”
강은희 “학생들 실제로 1종만 배워”
학자들 “언론 통폐합하잔 얘기 같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방문 중에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일원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여당 내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위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간 모양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4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당 내부적으로 역사교화서가) 편향됐다는 주장들이 있는 것 같다”며 “당 대표도 미국에서 이야기한 만큼 역사교과서에 대한 검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집필진이 편향됐는지 등을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심도 있게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우리 학생들은 8종의 (역사)교과서를 모두 다 배우는 게 아니고 그 중 1종만 배우기 때문에 실제로 다양한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배우기 어렵다”며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고 나면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난 1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교실에서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고 한국사 국정교과서 추진 의지를 밝혔다가 논란이 일었고, 지난달 22일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도 국정 교과서 추진과 관련한 문제를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학자들은 역사교육의 국정화는 정치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국사학과)는 “현행 검·인정 형태의 8종 역사 교과서 체제에서 한 학생만 놓고 보면 하나의 교과서만 배우는 것이겠지만,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역사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학생이 한 교과서만 배우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로 일원화하자는 주장은 현재의 다양한 언론을 통폐합해 하나의 언론만 만들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무지한 발상이다”라고 비판했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여권이 연일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것은 이를 통해 보수·우익 사관을 학생들에게 주입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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