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인 사면’ 단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대기업 총수 17명이 박 대통령 초청으로 24일 청와대에 모인다. 최근 출범이 완료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자리라지만, 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만큼 대기업들에 투자·고용촉진 등 가시적 결과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의 적극적인 친기업 행보에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 확대로 화답하는 자리가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박 대통령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지원기업 대표단을 초청해 간담회와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쪽 참석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대구 및 경북센터), 김창근 에스케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대전 및 세종), 조현상 효성그룹 부사장(전북), 권오준 포스코 회장(포항),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광주),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충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부산), 황창규 케이티 회장(경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경남),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강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충남), 허창수 지에스그룹 회장(전남),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제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제주),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울산), 손경식 씨제이그룹 회장(서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인천) 등 17명이다.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난 것은 2013년 8월 10대 그룹 총수 간담회, 올 2월 문화예술 관련 기업 간담회에 이어 세번째지만,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들과 정보기술(IT)업체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최근 출범을 완료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성장전략인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거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주요 대기업과 결합해 전국 17개 시·도 지역의 중소기업·벤처기업의 창업·자금조달·기술협력 등을 ‘원스톱’ 지원하는 곳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나아갈 방향, 아쉬운 점, 지금까지 나온 성과 등을 공유하고 센터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하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 총수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만큼, 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임금피크제 등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요청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 쪽에서 대기업 회장들의 사면을 공식요청하고 있어,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장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기업인 사면 문제는 행사 성격에 맞지 않다”며 “박 대통령의 사면 언급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